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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HIV 치료, 이젠 환자 삶의 질까지 보듬는 쪽으로 변화"김기현(비브헬스케어 메디컬 사이언티스트)

[라포르시안] 비브헬스케어는 2009년 11월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치료의 발전과 환자 케어를 위해 GSK와 화이자가 합작투자를 통해 설립한 HIV 치료제 전문기업이다. 2012년 10월부터 시오노기 제약도 10%의 지분을 취득해 주주로 합류했다. 비브는 HIV/AIDS에 대해 이전에 다른 어떤 회사가 수행한 것보다 훨씬 더 깊고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HIV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비브가 전 세계적으로 내놓은 HIV 치료제는 2015년 11월 국내 출시된 ‘돌루테그라비르’를 포함해 최초의 단일정 복합 HIV 치료제 ‘트리멕(돌루테그라비르·아바카비르·라미부딘)’이 있다. 이어 2016년 4월에 출시된 인테그라제 억제제인 ‘티비케이’와 ‘컴비비어’ 등 모두 12개 제품을 출시했다. 비브는 이러한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2상 개발 단계에 있는 3개 후보 물질을 비롯해 5개의 혁신적인 표적치료제 신약 파이프라인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비브헬스케어 아·태 본부의 김기현 메디컬 사이언티스트(Medical Scientist)가 한국을 방문했다.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화학 및 약리학을 전공한 김기현 메디컬 사이언티스트는 트리멕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런칭한 주역이기도 하다. 최근 그를 만나 세계적 HIV 치료제 개발 현황과 최근 치료 트렌드에 대해서 들어봤다. 

- 비브헬스케어는 어떤 회사인가. 

“비브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HIV 치료제만을 연구·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GSK와 화이자가 합작해서 만든 조인트 벤처기업으로 보면 된다. 2012년 10월 일본의 시오노기 제약도 합류했는데, 현재 3개의 회사 중 GSK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비브는 HIV 치료를 전문으로 환자들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 이제 HIV는 만성질환 개념으로 인식이 변화됐다. 최근 HIV 트렌드 변화는 어떤가.

“1990년대만 해도 HIV 치료는 치료제를 통해 환자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자라는 개념이였다. 치료를 진행해도 10~15년 정도의 수명을 예상했고, 이후에는 HIV 바이러스가 면역세포 수치를 낮춰 기회감염 등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료제의 발전으로 HIV 감염자도 정상인과 비슷한 수명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90-90-90’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0년까지 HIV에 감염된 환자 중 90%가 진단을 받고, 진단받은 90%가 치료를 받고, 치료받는 90%의 환자가 치료를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들어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해 치료를 받는 환자의 90%가 치료에 만족할 수 있게 HIV 감염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목표를 두고 있다. 이전에는 단순히 바이러스 억제만 목표를 두었다면 이제는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편의성을 높이는 등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대한 부분도 HIV 치료의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다.”

- HIV 치료는 여러 가지 약제를 한 번에 사용하는 이른바 ‘칵테일 요법’이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트리멕’ 등의 단일정 복합제가 출시됐다.

“트리멕은 인테그레이즈 억제제인 돌루테그라비르와 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인 아바카비르·라미부딘을 결합한 첫 번째 1일 1정 복합제이다. 이전에는 약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 더 이상 그 약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약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동안 HIV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하면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1995년 이후 내성 장벽이 높은 HIV 약제들이 개발되며 3가지 이상 약제를 섞어서 사용하는 칵테일 요법이 사용 되면서 내성 발성 또한 줄어들었다. 트리멕의 핵심 약물인 돌루테그라비르는 2세대 인테그레이즈 억제제로 1세대인 랄테그라비르, 엘비테그라비르보다 높은 내성장벽을 가지고 있다. 치료에 실패하면 내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돌루테그라비르는 초치료 환자를 기준으로 치료 실패에도 한 건의 내성도 발생하지 않았다. 환자 입장에서는 내성이 없기 때문에 치료실패에도 다른 치료제를 쓸 수 있는 옵션이 제한되지 않는 큰 혜택이 있다.”

- 트리멕이 출시된지 2년이 조금 넘었다. 국내에서 내성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나.

“국내에서 트리멕의 내성장벽에 관한 연구가 발표된 것은 없으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트리맥을 신환자에게 사용했을 때 내성이 발생했다는 사례를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 재작년에 프랑스에서 인테그레이즈 억제제로 치료를 실패했을 때 얼마만큼의 내성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3개의 인테그레이즈 억제제 돌루테그라비르, 랄테그라비르, 엘비테그라비르를 비교 평가했다. 연구 결과 돌루테그라비르를 첫 번째 인테그레이즈 억제제로 사용한 환자에서 내성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나머지는 30~40%가 내성이 보고 됐다는 자료가 있다. 돌루테그라비르는 신환자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진행한 임상 연구에서 단 1건의 내성도 발생하지 않을 만큼 높은 내성장벽을 가지고 있다. 다른 2가지 인테그레이즈 억제제 보다 내성장벽이 높기 때문에 2세대 인테그레이즈 억제제로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다.”

- 에이즈는 완치가 가능한가.

“완치에 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치는 어렵다. 굉장히 특수한 케이스로 HIV가 완치된 경우가 전 세계적으로 단 한 건이 있다. 에이즈 환자가 백혈구를 이식 받았는데, 이식받은 백혈구가 HIV 바이러스가 들어가는 수용체가 없어 더 이상 HIV가 침투를 하지 못해 완치된 사례가 있다. 돌연변이 세포를 이식 받은 경우로 아주 특수한 케이스이다. 약물로 완치가 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HIV 바이러스는 DNA를 만들어서 면역세포에 심게 되는데 심어진 DNA를 갖고 있는 세포를 다 제거하지 않는 이상 바이러스가 계속 증식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전부 제거하는 시험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크게 성공한 사례는 없다.” <관련 기사: 에이즈 첫 완치 사례 ‘베를린 환자’의 기적, 어디서 비롯됐나>

- 최근에 진행한 임상연구나 주목할 만한 연구가 있다면.

“트리멕의 핵심 약물인 돌루테그라비르는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한 여러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GSK에 근무할 당시 본 대표적인 임상 연구로 SINGLE, FLAMINGO, SAILING 임상연구가 있었다. SINGEL 임상연구에서는 초치료 성인 HIV 환자를 대상으로 트리멕과 에파비렌즈, 테노포비르, 엠트리시타빈 복합제의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비교 평가했다. 48주째 트리멕군의 바이러스 억제율이 대조군 대비 높아 우월성을 보였다. 또한 대조군에서 내성 변이가 발생한 반면, 트리멕군은 약제에 대한 내성이 한건 도 발생하지 않았고,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도 대조군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FLAMINGO 임상은 초치료 HIV 환자를 대상으로 돌루테그라비르와 단백질 분해 효소 억제제 중 높은 내성 장벽을 보유한 다루나비르를 비교 평가했다. 이 연구에서도 돌루테그라비르는 다루나비르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SAILING 임상은 치료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돌루테그라비르와 같은 인테그레이즈 억제제인 랄테그라비르와 돌루테그라비르를 비교했으며 이 임상에서도 바이러스 억제율, 내성발생비율 등 돌루테그라비르가 우월성을 입증했다.”

- 한국의 경우 HIV/AIDS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심한 편이다. 치료제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질병에 대한 인식 개선도 중요하나 것 같다.

“비브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HIV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과 비슷한 대만도 HIV 감염자에 대한 편견이 심한 편이고, 치료에 대한 정보도 많이 부족한 편인데 이러한 환자들을 위해 대만 환자단체와 협약을 맺고 HIV/AIDS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보통 HIV/AIDS 환자들이 인터넷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많이 찾아보는데, 교육영상을 제작해 환자들이 많이 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영상에는 HIV 감염 진단을 받기 전 병원을 방문한 계기부터 진단 후 어떤 서포트를 받을 수 있는지 등의 정보를 담았다. 

특히 감동받았던 장면은 HIV 감염자가 아버지에게 아프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아버지는 아프면 병원에 가면 된다, 의사를 만나서 치료를 받으라고 말한다. HIV에 감염되면 죽는 병이 아니라 치료만 받으면 되는 병으로 인식되게 된 것이다. HIV 치료에 있어서는 환자와 의료진의 관계가 중요하다. HIV/AIDS 환자의 경우 사회적 편견 등으로 진료를 받는 것을 상당히 어려워한다. 약제의 변경을 요청한다든지,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잘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도움을 주기 위해 영상 마지막에는 설문지를 통해 환자들이 복용을 몇 번 빼먹는지, 복용을 하는데 있어서 불편한 점, 밥이랑 같이 먹어야하는데 못했다든지, 치료제의 부작용 문제 등 환자가 겪고있는 어려움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다.”

- 앞으로 계획은.

“앞으로 생각해볼 부분은 HIV도 이제 만성질환으로 치료제의 장기적인 복용이 중요해지고 있는점이다. HIV 치료제도 30~40년 이상 복용하게 되면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비브는 돌루테그라비르라는 인테그레이즈 억제제가 워낙 효능이 좋고 부작용도 적은 약제이기 때문에 이 돌루테그라비르를 포함하는 새로운 치료 요법들을 통해 환자 분들에게 미래에 발생 할 수 있는 약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항상 환자중심적인 이념을 가지고, 다각도로 다양한 HIV/AIDS 환자군에 대한 여러 가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조필현 기자  chop23@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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