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역대 두번째로 높은 2.1% 인상률 결정...의협 "협상이 아니라 구걸"

6월 1일 새벽 의료수가협상이 열린 서울 당산동 공단영등포남부지사(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6월 1일 새벽 문재인 대통령의 '수가 적정화' 약속을 거론하며 수가협상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6월 1일 새벽 의료수가협상이 열린 서울 당산동 공단영등포남부지사(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6월 1일 새벽 문재인 대통령의 '수가 적정화' 약속을 거론하며 수가협상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라포르시안] 의사협회와 건강보험공단이 2019년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치과의사협회도 건보공단과의 협상이 결렬됐다.   

반면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해 협상에 나선 병원협회는 오랜만에 2%대가 넘는 2.1% 인상안에 도장을 찍었다. 한방(3.0%), 약국(3.1), 조산원(3.7%), 보건기관(2.8%)도 비교적 무난한 수준의 인상률에 합의했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1일 새벽 "건보공단에서 2.8%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 수치에 도장을 찍든지 말든지 하라는데 이것은 협상이 아니라 구걸하는 것과 같다"며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구걸하는 협상은 다시는 없다"고 결렬을 선언했다.

방 부회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적정수가 보장을 약속했다. 대통령 말이 거짓인지, 아니면 복지부와 공단이 대통령의 뜻을 어기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1일 수가협상이 진행된 당산동 건보공단 사무실 앞에서 이번 수가협상 결과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급자단체와 건보공단은 수가협상 시한인 31일 자정을 넘기면서 협상을 이어갔으나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밴드 폭(추가재정소요분)을 1조원 미만으로 묶으면서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견했다.  

특히 가장 덩어리가 큰 병원급 의료기관이 일찌감치 2%대 인상률을 약속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의원급은 협상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실제로 병원급의 수가인상률 1%는 2,200억원 가량을 건강보험 재정을 점유한다. 의원급은 1,000억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케어'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 온 병원계에 몰아주기 협상이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병협의 2.1% 인상률은 유형별 수가협상 도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제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에 따른 재정투입분을 차감한 상태에서 정한 인상률이기 때문이다. 

협상이 결렬된 의원급 수가인상률은 6월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이미 의협이 건정심 불참을 선언한 상태라 당사자가 없는 상황에서 인상률이 결정될 판이다. 

한편 건보공단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9년도 평균인상률은 2.37%(추가 소요재정 9,758억원)로 의료물가 상승, 진료비 증가율 감소 등을 고려해 전년도보다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공단은 "건보재정 7년 연속 흑자와 총 20조8,000억원에 달하는 누적흑자를 둘러싸고 공급자와 높은 기대치와 가입자의 재정악화 우려가 충돌해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면서 "환산지수 외부용역 결과에 기반을 두고 의료물가, 소비자물가 지수 등 요양기관 비용 증가를 반영하되, 재정 상황 및 국민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당사자 간 합의 원칙에 따라 전체 유형의 계약 체결을 끌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수가 계약을 통해 공급자와 2주간 만나면서 공급자들의 현안을 들을 수 있었으며, 수가 제도 및 건보 제도의 발전을 위해 소통 체계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앞으로 적국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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