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재정운영위, 오늘 추가소요재정분 결정...밴딩폭 결정되면 본격적인 눈치싸움

지난 24일 진행된 건보공단과 의협 간 2차 수가협상 모습.
지난 24일 진행된 건보공단과 의협 간 2차 수가협상 모습.

[라포르시안] 건강보험공단과 의료공급자단체 간 2019년도 수가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수가 밴딩 폭(추가소요재정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밴딩 폭이 결정되면 내년도 수가인상 규모를 추정할 수 있고, 공급자단체 간에 더 높은 인상률을 받아내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25일 오후 4시 소위원회를 열고 밴딩 폭을 논의한다. 앞서 가입자단체들은 오후 2시30분에 따로 회의를 열어 밴딩 폭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재정소위에 참여하고 있는 가입자단체 관계자는 "사전 회의에서 밴딩 폭에 대한 입장과 원칙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정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정해진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일단 이번에 결정될 밴딩 폭은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추진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2018년도보다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밴딩 확대 폭이 얼마나 클 것인가가 최대 관건이다. 지난해 수가 협상에서 결정된 2018년 수가 평균 인상률은 2.28%로, 추가 소요 재정 규모는 8,234억원이었다.

밴딩 폭을 넉넉하게 상향한다면 앞으로 건보공단과 가입자단체가 수가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하지만 '수가 인상'과 '수가 정상화'를 다른 개념으로 바라보는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의 태도를 생각하면 밴딩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경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과장은 지난 23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가협상을 정부의 적정수가 의지를 점치는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면서 "수가협상은 협상의 목적에 맞게 근거에 기반을 두고 경제여건 등의 변동사항을 반영해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을 두고 밴딩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건보공단에서도 '근거 중심'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짙다.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지난 24일 의협과 2차 협상 자리에서 "이번 수가 협상에서 의사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성에 대한 근거 자료를 제시하면, 그 자료를 기반으로 가입자를 설득하는 노력을 하겠다"며 "누가 봐도 의원급 의료기관이 어렵다고 인정할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근거도 없이 '어렵다'는 주장만 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의협 등 공급자단체들도 근거에 기반을 둬 합리적 수준의 수가 인상 요구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수가협상 과정에서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한편 의협은 지난 24일 건보공단과의 2차 협상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인상 필요성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 부담 가중을 들었다. 

의협은 "2018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2017년 대비 16.4%가 인상되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올 한 해에만 1곳당 790만원이 추가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2018년도 수가 인상(3%)으로 의원당 연 917만원(건보공단 부담 기준) 수입이 늘어나는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의협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지난해 9월 시행한 '간호조무사 임금 및 근로조건 실태조사'를 토대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영향도를 분석했다.  

의협은 "분석 결과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간호조무사 인건비만 최소 700억원(수가 0.7%에 해당)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며 수가인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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