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건보공단, 협상 내내 신경전..."수가인상 근거자료 제시해야" ↔ "근거자료 갖고 왔다"

2019년도 의료수가 협상을 위해 만난 강청희 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와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2019년도 의료수가 협상을 위해 만난 강청희 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와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4일 오후 1시부터 건보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2차 수가협상을 벌였다.

의협 쪽에서는 방상혁 상근부회장과 연준흠 보험이사가, 건보공단 측에서는 강청희 급여담당상임이사와 고영 보험급여실장 등이 협상에 나섰다.

강청희 공단 급여상임이사와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과거 노환규 의협 집행부 때 각각 총무이사와 기획이사로 참여한 바 있다. 강 급여상임이사는 직전 추무진 의협 집행부 때 상근부회장을 역임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수가협상 테이블을 마주보고 앉은 셈이다.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담당상임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의협에서 정치적 목적 없이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며 "앞으로도 진정성 있고 책임감 있게 협상에 임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지난 20일 전국의사 궐기대회와 관련해 "일선 의료기관들이 얼마나 마음이 답답했으면 협상을 앞두고 거리에 나와 외쳤겠느냐"며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방 부회장은 "이번 협상은 국민건강권에 대한 문제를 갖고 얘기하는 자리다. 국민을 위한 좋은 진료, 안전한 진료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 수가"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 정부의 의지가 드러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지난 20일 집회가 적정수가를 보장해달라는 집회냐 아니면 국민건강권을 지키려는 집회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방 상근부회장은 "문재인 케어가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시행되어야 하고, 이대목동병원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하고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는 성격의 집회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의협이 수가 인상의 근거로 제시한 자료
의협이 수가 인상의 근거로 제시한 자료

강 급여상임이사는 "20일 집회가 수가협상을 겨냥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그 점은 분명히 해줘야 한다"고 확인했다. 

근거에 기반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명확히 했다. 

강 급여상임이사는 "이번 수가 협상에서 의사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성에 대한 근거 자료를 제시하면, 그 자료를 기반으로 가입자를 설득하는 노력을 하겠다"며 "누가 봐도 의원급 의료기관이 어렵다고 인정할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근거도 없이 '어렵다'는 주장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방 상근부회장은 "그래서 근거자료를 갖고 왔다. 이런 근거들이 인정돼서 지금까지 수가협상과는 다른 새로운 협상이 되길 바란다"고 맞받았다.  

이어진 협상에서 의협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근거 자료를 제시했다. 

방 상근부회장은 협상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료실적 상위 10% 의원이 진료비의 34.9%를 점유하고 있다는 건보공단 자료가 있다. 대다수 의원이 영세한 상태로 운영된다는 방증"이라며 "이들 의원급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직원들이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문제가 수가협상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의원의 주장을 가입자 쪽에 충분히 전달하고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 협상장에서 보인 공단의 태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쪽은 오는 30일 오후 3시부터 3차 수가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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