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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조사처 "강력한 낙태 규제, 여성을 위험한 불법 낙태로 내몰아"“임신 12주 내에서 임부 의사에 따라 낙태 허용 고려” 제도개선 필요성 제안
2016년 10월 17일 광화문 광장에서 73개 여성·사회 단체가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출처: ‘강남역 10번 출구’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gangnam10th/) 갈무리

[라포르시안] 이달 24일 낙태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가리는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을 앞둔 가운데 국회 입법조사처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한 외국의 입법례를 근거로 현행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1일 ’낙태죄에 대한 외국 입법례와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금과 같은 강력한 낙태 규제가 위험한 방법으로 낙태를 하도록 내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태아생명 보호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에 비해 상당히 완화된 규제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은 낙태 관련 현실과 법의 괴리를 줄이고 실효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낙태를 거의 전면적으로 금지하기에 상담제도 등의 마련은 물론 낙태 관련 규정의 정비도 부족할 뿐 아니라 비의료기관 혹은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의료적 환경에서 음성화된 시술이 만연됨으로써 임부의 건강·생명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임신 12주 기간 내에서는 곤궁한 상황에 처해있는 임부는 의사에게 낙태를 요청할 수 있으며, 임부로부터 낙태 요청을 받은 의사는 임부에게 낙태의 방법과 위험성 및 후유증 등에 대해 설명해 줄 의무가 있다.

독일은 형법에서 임부의 동의와 의사의 진단에 의해 임부 생명에 대한 위험 또는 임부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상태에 대한 중대한 훼손 위험을 방어하기에 적절하고 다른 기대가능한 방법으로 그 위험을 방어할 수 없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낙태가 위법하지 않다고 명시해 놓았다.

영국은 1967년 제정된 '낙태법'에서 2인의 등록된 의사들이 임부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대한 중대한 영구적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낙태가 필요한 경우 등 몇 가지 상황에서 의사에 의해 이루어진 낙태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해 놓았다.

외국의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낙태죄 관련 제도 개선 방안으로 ▲임신12주 범위 내에서 임부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허용 ▲낙태안전 확보를 위한 법제 마련 ▲낙태 전 상담제도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입법조사처는 "임신12주의 범위 내에서는 임부의 의사에 따라 낙태를 허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며 "다만, 태아가 모체에의 의지 없이 독립생존할 수 있는 시기 이후에는 임부의 생명·건강에 현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없는 한 낙태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12년 8월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가리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서 일부 재판관은 “적어도 임신초기에는…낙태를허용해 줄 필요성이 있다”며 형법 관련 조항에 대해서 위헌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낙태안전 확보를 위한 법제도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많은 나라들이 낙태의 절차, 장소, 시술자 등에 관한 상세한 규정을 두어 안전한 환경에서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 병원이나 의사 등에 대한 일정한 요건을 마련해 충분한 전문적 처치를 받음으로써 의학적으로 안전한 낙태시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선 개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태아생명의 실질적 보호를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낙태 전 상담제도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입법조사처는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네덜란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상담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상담절차를 거치면서 임부는 심사숙고할 기회를 갖게 되므로 상담제도는 태아생명의 보호에 기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우리 실정에 맞는 실효적 상담제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법이론적으로는 낙태 규제의 완화가 태아생명이라는 법익 보호를 약화시키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무법지대에 방치된 낙태 영역을 적절한 제도적 관리 아래 둬 낙태 예방을 도모함으로써 태아생명의 소실 위험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법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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