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 노조, 재단 측에 책임 촉구..."교직원 급여지연과 임금체불 압박" 비난
[라포르시안] 전국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에 대한 재단의 책임 회피를 강력히 성토하고 재단이 책임지고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화의료원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이대목동병원은 개원 후 건실한 수익을 보여 왔음에도 병원의 수익금은 병원의 감염시스템과 운영시스템에 온전히 사용되지 않았다"며 "이대목동병원의 수익은 서울 마곡새병원을 위한 건립비와 교원전출금(교수급여)의 명목으로 대부분을 전출해간 반면, 재단은 2년 단위로 임명직 경영진으로 교체하며 비용 절감과 수익의 극대화로 경영진의 능력을 평가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런 재단의 행태로 볼 때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잘못된 관행의 결과이고, 환자안전을 위해 제대로 투자를 하지 않은 명백한 경영실패라고 규정했다. <관련 기사: [편집국에서] '주사제 나눠쓰기'...책임 나눠서 지기와 떠넘기기>
이화의료원 노조는 "이대목동병원 중환아실에서 초유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후, 교직원들은 의료원과 학교, 재단을 향해 진정어린 유족에 대한 사과와 철저한 혁신으로 국민 앞에 고개 숙여야만 한다고 간절히 요청했다"며 "그러나 이화의료원은 ‘교직원일동’으로 발표한 사과문과 개선안이 작성되는 과정에 교직원의 실질적인 의견수렴은 생략되고, 현금유동성이란 이유를 들어 교직원의 급여지연과 체불의 압박은 물론 임금의 상당액을 기부할 것을 요구해 오고 있다"고 성토했다.
노조는 "이대목동병원에 닥친 당장의 경영위기는 신생아 중환아실 사고의 은폐와 축소와 같은 재단과 학교, 의료원 당국의 미숙한 수습에 따른 결과와 검증되지 않는 무리한 시스템을 도입한 경영판단에서 비롯됐다"며 "(교직원들은)재단과 학교, 의료원 당국이 우왕좌왕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가운데에 병원의 정상화를 위해 모진 비난을 감내하며 버텨왔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재단과 경영진이 이대목동병원의 회생과 쇄신 책임을 교직원들에게 모두 지우려 하고 있다는 비난을 제기했다.
이화의료원 노조는 "병원은 숙련된 우수한 인력의 확보만이 안전한 시스템의 첫 번째 핵심이다. 감염 시스템의 확보와 운영 시스템의 혁신도 결국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몫일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임금의 지급유예와 기부금 강요는 오히려 힘들게 버티며 사명을 다해온 의료인력의 이탈만을 재촉할 뿐"이라고 재단과 학교, 의료원 당국의 행태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식으로 사태가 마무리되면 '교직원 일동'은 또다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인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재단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아실에서 벌어진 사망사고에 대해 최종경영책임자가 아닌 채권단 행세를 하는 가면극을 즉각 중단하라"며 "실질적인 투자계획 없는 이대목동병원 개선안은 결국 기만으로 끝날 것이다. 이제라도 이화학당이 전면에 나서 의료원이 약속한 개선안을 실천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의 확대로 경영과 운영의 모든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오늘(25일) 오전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고와 관련해 심봉석 전 이화의료원장, 정혜원 전 이대목동병원장 등 병원 경영진과 감염관리실장, 원내 약사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논리를 따를 경우 이대목동병원의 최고 책임자들에게 신생아 사망 사건에 대한 지휘 감독상의 궁극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