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상기

출판사 : 올댓닥터스

무선제본 / 152mm X 224mm / 233쪽/ 값 15,000원

ISBN : 979-11-963503-0-7 03000

초판 발행일 : 2018년 3월 30일

초판 2쇄 발행일: 2018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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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의료보장제도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전 국민의료보장제도라고 하지만 기실 의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 적지 않다.
조악하고 기형적인 의료보장제도로 인해 초래된 무수히 많은 문제가 국민과 의료서비스 공급자를 두고두고 괴롭힌다. 급성기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질병의 예방이나 재활, 건강증진에 관한 보험급여는 취약하다. 건강보험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증질환은 여전히 국민들의 삶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지게 할 만큼 위협적이다. 큰 병에 걸리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이 질이 피폐해진다. 이런 상황은 소득에 따른 건강 불평등 격차를 더욱 벌려 놓는 지렛대가 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 수년간 지속적인 당기 흑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장성은 60%대를 계속 맴도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의료서비스 공급자들의 사정도 다를 바 없다. 의료기관은 환자유치 경쟁으로 정글과 다를 바 없는 의료환경에 빠졌다.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병상을 확충하고, 첨단시설 도입 경쟁을 벌이느라 허덕인다. 수도권의 대형병원으로 의료자원이 몰리고, 지방의 의료 인프라는 점점 황폐해 지고 있다. 동네의원과 대학병원이 경증질환자 유치를 위해 서로 경쟁하는 구도는 의료기관을 무한경쟁으로 내몰고, 과잉 중복투자와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유도 해 환자 부담을 높이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애당초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될 여지가 없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주말에도 병원 문을 열어야 하고, 늦은 밤까지 진료를 해야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갈수록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마치 한국의료 상황 자체가 ‘코드 블루’(Code Blue)의 응급상황 같다.

<코드블루인데 아무도 달려오질 않는다>는 한국 의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들춰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책이다. 현재 저자가 편집국 부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보건의료 대안매체 ‘라포르시안’에 지난 7년간 게재한 160여 편의 칼럼 중 57편의 글을 엄선해 엮었다.
이 책은 모두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제1장 ‘원칙도 근거도 없는 의료정책’에서는 한국의 보건의료제도와 건강보험제도에 내재한 본질적 문제를 다뤘다. 특히 보수 정권이 집권하는 동안 추진한 각종 의료영리화 정책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 의료시스템과 의료보장제도의 문제를 더 악화시켰나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제2장 ‘혼란스러운 의료계’에서는 원칙도 근거도 없는 의료정책의 남발 속에서 의료계가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에 대한 글을 중심으로 엮었다. 한국 의사사회의 미성숙한 의료전문주의가 어떤 식으로 의료계를 이익집단화하고 배타적 전문주의에 매몰되게 했는지를 살폈다. 제3장 ‘아픈 곳이 몸의 중심’은 각자도생의 정글 같은 의료환경 속에서 환자들이 겪고 있는 각다분한 의료경험의 문제를 다뤘다. 그리고 제4장 ‘의료와 사회’에서는 의료환경의 문제가 사람들의 일상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이 의료계와 일반 대중 사이에 보건의료에 대한 오해의 폭은 좁히고, 이해의 폭은 넓히는 가교 구실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아가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에 사회적 관심을 촉진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책 속에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전체가 위독한 상태다. 벌써 오래 전부터 ‘코드 블루(Code Blue)’를 외치고 있는데 누구 하나 달려오질 않는다. 대형병원 몇 개가무너져야 위기를 인식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중소병원이 사라지고, 의료전달체계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해야 할 동네의원이 사라지고 성형과 피부미용, 비만처럼 돈 되는 의료행위에만 혈안이 된 의원만 남게 될지 모른다. 공룡처럼 커진 대형병원과. 성형수술과 피부미용을 하는 병의원이 몰린 ‘강남 3구’는 한국의료의 미래를 보여주는 축소판이다." - 47쪽 - 22쪽

“삶과 마찬가지로 죽음에도 질이 있다. 엔딩노트를 적으며 삶을 정리한 스나다 도모아키씨가 맞은 죽음의 질은 어땠을까. 예기지 않게 갑작스레 죽음을 맞거나 혹은 병상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링거줄과 각종 도관이 삽입된 상태에서 고통스런 호흡을 짜내며 맞는 죽음의 질은 또 어떨까. 객관적인 지표로 보면 한국인의 ‘죽음의 질’은 나쁜 편이다.” - 129쪽

“중증외상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 헤매다 생명을 잃는 일이 없게끔 권역외상센터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만들고, 경영 적자에 대한 걱정 없이 중증외상환자 진료에 전념할 수 있게끔 권역외상센터의 의료수가를 개선해야 한다. 외상외과 전문의를 양성하고, 그들이 남다른 사명감과 자기희생이 아니라 합리적인 의료체계 속에서 본연의 임무와 일상적인 삶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는 그런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 182쪽

■ 저자 소개

김상기

저자는 올해로 기자 생활 20년차를 맞았다. 2000년부터 의료전문 매체에서 기자로 근무했고, 보건의료정책과 의료보장제도, 건강형평성, 병원 노동자의 노동환경 등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취재와 보도를 해왔다. 2011년 보건의료 대안매체 라포르시안 창간에 참여한 이래 7년째 편집국을 지키고 있다.

■ 목차

제1장_ 원칙도 근거도 없는 의료정책

한국의료를 관통하는 깊고도 단단한 ‘착취구조’  13
병실의 보호자용 간이침대, 부끄러운 한국의료의 자화상  17
‘의료전달체계’라 쓰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읽는다  21
보건의료기본법은 어겨도 괜찮은가?…복지부에 묻는다  24
보건복지부가 지난 4년간 쌓아놓은 수많은 적폐 28
의료는 산업인가, 복지인가?  32
의료 본질 해치는 껍데기는 가라 36
살릴 수 있는 환자도 죽음으로 내모는 청맹과니들의 국가 40
‘코드 블루’인데 아무도 달려오질 않는다 44
악의 평범성에 대하여… 48
‘창조의료’란 유령이 한국을 떠돌고 있다 51
‘응답하라 1977’ 55
저길 봐라, 의료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59
곁불 쬐는 보건의료정책 더는 싫다 63

제2장_ 혼란스러운 의료계

산부인과 의사에게 씌워진 ‘분만’이란 이름의 원죄 68
한의학의 과학화가 대체 뭔가? 72
“의사협회는 왜 맨날 저래?” 76
대한민국 의료를 자멸로 몰고 가는 대학병원들 80
의사들은 왜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거부감 갖게 됐나 83
미완의 의료전문주의 86
의사사회의 위기? 의료전문주의의 위기! 90
의사파업을 대하는 삐뚤어지고 비정상적인 정부의 자세 93
온갖 폭력으로 병원이 시퍼렇게 멍들었다 97
‘1978년 알마타 선언’…누가 일차의료를 망쳤나 101
과거로부터의 충격에 시달리는 의료시스템 105
‘히포크라테스 신화’에 갇힌 의료윤리 108
의사란 이름의 ‘자영업자’…정부란 이름의 ‘무임승차자’ 111
심장은 좌우 가슴에 걸쳐 있다 115
누가 ‘독수리의 눈, 사자의 심장’을 쏘았나 118

제3장_ 아픈 곳이 몸의 중심

1794페이지 분량 ‘프란시스 보고서’...신생아 사망 사건 조사는? 124
삶의 질이 있듯 죽음에도 질이 있다 128
‘문재인 케어’와 적정 보험료 부담을 공론화하자 132
기본소득보다 ‘건강보험 상병수당’이 더 절실하다 136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탈리도마이드의 재앙’과 겹친다 141
서울의 ‘큰 병원’으로…의료생태계의 엘리시움? 145
언어는 존재의 집: “아버지는 미치지 않았다”를 읽고서 149
라구나 혼다 병원이 전하는 메시지…‘더 많이, 더 빨리’는 악(惡)이다 153
병원과 의사를 믿지 마세요? 159
폭력은 공중보건을 잠식한다 163
건강보험 급여기준, 존재의 이유를 묻다 167
건강보험 보장률 숫자놀음은 이제 그만! 171
화성에서 온 의사, 금성에서 온 환자 174

제4장_ 의료와 사회

이국종 교수와 귀순병사 두고 관음증과 난독증에 빠진 언론 178
어느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전해준 이야기 183
오류를 찾아내고 수정하는 게 전문가의 ‘진정성’ 188
문명은 어떻게 콜레라를 구했나? 191
부끄럽다, ‘의경 에이즈 양성반응’ 기사를 보자니… 195
소름 끼치는 ‘일상으로의 초대’ ? 199
제중원을 서울대병원의 뿌리라고 주장하려면… ? 203
디지털 헬스케어, 사악해지지 말자! 207
제발 응급실에서 화내지 마세요 212
정치권력과 자본 앞에서 초라해지는 의료전문주의 215
의료환경 악화, ‘눈먼 자들의 도시’를 보여주다 219
병원을 버리고 의사를 믿지 마라? 223
한국 의사사회의 낯 뜨거운 기억 226
기업도 이윤 포기하는데…하물며 정부는 무얼 하나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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