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조직 체계 및 문화 혁신' 선언...간호교육 시스템 개선 등 추진

[라포르시안] 대한간호협회가 직장내 괴롭힘 등 그동안 사회적 문제가 되어 온 간호 조직 체계 및 문화 혁신을 선언했다. 

간호협회는 26일 오후 3시부터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간호 조직 체계 및 문화 혁신' 자정선언을 하고 간호사가 행복한 간호현장을 만들기 위한 10개 과제를 발표했다.

10개 과제는 ▲언어적·물리적 폭행 등 비인권적 행위 금지 ▲의료기관 내 간호교육 시스템 및 보상 체계 개선 ▲신규 간호사에 최소 3개월 이상 업무적응 교육기간 부여와 이를 보장하기 위한 각종 제도 개선 ▲간호사에게 부여된 타 직역의 업무 등 불법적 행위 거부 ▲불법적 포괄임금계약과 수당 없는 야간·휴일·연장 근로 전면 거부 ▲임신순번제 등 비인권적 행위 근절하고 모성보호 관련 법적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투쟁 ▲의료기관 인증평가 제도의 문제점개선 ▲간호사인력기준 준수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 전개 ▲간호인력, 간호사 근로조건 향상 등을 위해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 상생협력 관계 구축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 대책' 실효성 제고를 위해 대국회 및 대정부 활동 전개 등이다.

신경림 간호협회장은 "이 자리는 간호계 스스로 자정노력을 통해 행복한 간호현장을 전국 40만 간호사가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약속을 국민 앞에서 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적극 도움과 동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간호협회가 거부하겠다고 밝힌 '업무 범위'와 관련해서는 "고유 업무를 하기도 바쁜데 의사의 대리처방을 하거나 약사의 약을 준비하고 임상병리사가 해야 할 채혈을 거부하고 간호업무만 하겠다는 의미"라며 "선언의 이행을 위해 병원협회와 실제적인 접근법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언식에 참석한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이날 선언식은 지난주 발표한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을 잘 이행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면서 "간호계 및 병원계와 협의해 상생하는 정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간호사의 근로환경이 열악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인력부족 때문"이라며 "인력부족이 인간성을 말살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었다. 관련 부서는 물론 간호협회, 노조 등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주 병원협회 상근부회장도 "최근 병원계는 간호사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중소도시 병원들은 병동을 폐쇄할 정도"라며 "이번 선언식은 인력부족의 악순환 해소하기 위해 첫 발을 떼는 것이다. 선언식이 간호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선언식에서는 정작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 발표의 계기가 된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 자살 사건에 대한 언급이나 반성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신경림 회장은 "현재 협회 내 조직혁신위원회에서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지금부터 태움 문화에 대해 실체적 접근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태움 문화는 하나의 원인만 해결해서 될 일이 아니다.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 사건은 매우 가슴 아프지만, 대책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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