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전국의사 대표자대회 열려...의협회장 후보들 "필사즉생의 각오로 투쟁"
건보공단노 "문케어 조속히 시행해야" 맞불집회

지난 3월 18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전국의사 대표자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의사 대표자 600여명이 참가했다.
지난 3월 18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전국의사 대표자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의사 대표자 600여명이 참가했다.

[라포르시안] 작년 12월 10일 덕수궁 앞 광장에서 전국의사 궐기대회를 개최한 지 석달 만인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의사 집회가 열렸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의사 대표자대회'를 가졌다. 

집회에 참가한 의사 대표자들은 '예비급여 철폐', '필수의료 적정수가', '문케어로 의료파탄 청년재정 뭉개진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이필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정부가 의정 실무협의체와 같이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식 대화를 하면서 일방적으로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면 의정 관계의 파국은 물론 보건의료체계가 파국을 맞을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면서 "13만 의사들은 올바른 의료제도를 위해 어떤 외압과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서 조금 더 솔직해져야 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 예산을 늘리지 않고 지출을 늘리겠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며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의료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문재인 케어를 밀어붙인다면 국민과 차기 대한민국 정부는 상상할 수 없는 재정적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 30년간 대한민국 의료가 제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적정부담, 적정급여, 적정수가의 기본적인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을 향해서는 "대한민국 의사는 오직 국민의 건강만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의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을 위한 진료뿐"이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배워온 대로 오직 국민 여러분께 최선의 진료를 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교하지 못한 인기영합주의적인 잘못된 정책은 국가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다. 의사들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 분위기는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의 강연 때 절정을 이뤘다. 

황 소장은 "내가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의사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국민을 마치 '조삼모사' 원숭이처럼 여기고, 국민건강보험을 완전히 파괴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며 "지금 문재인 정권은 국민을 속이고 있다. 임기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 그 이후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 동네의원이 문을 닫게 되고, 재벌병원이 의료산업을 독점하는 의료영리화를 촉발할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주장도 제기했다. 

황 소장은 "문재인 케어를 밀어붙이는 동안 여러분이 하는 동네의원들은 차례로 문을 닫을 것이고, 여러분의 자리는 대형병원과 영리병원이 대체할 것"이라며 "대형병원만 환자들이 장사진을 쳐서 예약도 진료로 수술도 처방도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게 된다는 것을 것을 그들은 절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대국민 사기가 아니고 뭐냐"고 주장했다. 

황 소장은 심지어 "문재인 케어의 목적은 기존의 의료공급체계를 파괴해 부자들은 재벌병원으로 가고 서민은 병원을 가지 못해 죽어 나가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문재인 케어 이후 재벌들이 의료기기, 의약품 등 모든 것을 독과점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가장 진보적이라는 노무현과 문재인 정권이 이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국의사 궐기대회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전국의사 궐기대회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40대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자신이 문재인 케어를 저지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기호 1번 추무진 후보는 "어제 안타까운 비보를 들었다. 회원 한 분이 유명을 달리했다. 고인은 자신의 블로그에 '더 이상 의사로서 가치를 찾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를 반드시 저지하고 의료계가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반드시 받아내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는 "지금 의료현장에 필요한 것은 보장성 강화가 아니라 안전성 강화다. 이상을 현실에 접목하면 현장은 지옥이 된다"면서 "보장성 강화는 국민과 의사를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라며 "우리는 현명해야 하고 과감해야 한다. 내부의 변화와 개혁을 이루지 않고는 정부를 상대할 수 없다. 프랑스의 마크롱과 같이 의협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기호 3번 최대집 후보는 "의협 비대위는 지난 3개월간 정부와 협상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의료계의 요구는 하나도 들어주지 않고 보장성 강화 정책을 일방 강행했다"며 "제가 후보로 나선 것은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의료를 멈취서라도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고 정상적인 진료비를 쟁취하고 잘못된 급여기준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기호 4번 임수흠 후보는 "제가 얼마 전 삭발을 했는데, 앞으로 더 강하게 투쟁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며 의사표시"라면서 "문재인 케어는 의사들보고 죽으라는 얘기다. 전문가가 목소리를 내고 아무리 정당성을 주장해도 정부는 항상 그들만의 길은 간다. 필사즉생의 각오로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대한민국 의료를 파탄시킬 것이다. 의사와 국민 모두 저수가와 의료사고의 피해자와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여자가 투쟁할 수 있겠느냐'고 한다. 그러나 크레인 위에 올라가서 투쟁한다 쳐도 여자인 내가 효과적이겠냐 다른 후보가 효과적이겠냐. 제가 올라가겠다. 그래서 여러분이 원하는 의료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지금까지 의사의 희생으로 의료제도가 유지됐는데 정부는 그마저 말살하려고 한다"면서 "투쟁 잘하는 사람은 투쟁위원장을 시키고 정책 잘하는 사람은 정책위원장을 시키는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의사를 위한 의협, 당당한 의협을 만들겠다"고 했다. 

건강보험노동조합과 일산병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3월 18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케어'에 찬성하는 맞불 시위를 열었다. 
건강보험노동조합과 일산병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3월 18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케어'에 찬성하는 맞불 시위를 열었다. 

한편 같은 시각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노동조합은 전국의사 대표자대회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양 노조는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희망"이라며 "정부는 더 이상 의사단체의 집단이기주의에 끌려다니지 말고 문재인 케어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의사 대표자대회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문재인 케어의 내용을 호도하고 국민의 여망을 외면하는 일부 의사단체의 행동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의 완성을 위해 모든 시민노동단체는 물론 국민과 함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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