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핵심인 '문재인 케어'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과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은경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에 게재한 '건강보험 재정의 현황과 정책과제'라는 글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재정 지출의 증가 요인으로 고령화 및 노인의료비 증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통계청 2016년 인구 전망에 따르면 2060년 노인인구 비중은 전체 인구의 44.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노인인구로 편입되면 노인 의료비는 더욱 크게 증가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30년 전체 건강보험 지출은 126조 원으로 전망되는데, 2030년 노인 의료비가 91조 3000원이므로 이는 전체 건강보험 지출의 절반 이상이 노인 의료비에 투입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행 건강보험 보장률을 유지할 경우 2022년 건강보험 지출은 82조 7000억원으로 추계되지만,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반영하면 2022년 건강보험 지출은 91조원으로 약 8조3000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이미 발표된 보장성 강화 계획을 2023~27년에 반영하게 되면 지출 규모가 5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2022년 이후 중장기적 관점에서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년에 정부가 발표한 2018~22년 보장성 강화 정책은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 하는 게 핵심이다. 

전면급여화 정책에 따라 새롭게 급여로 들어오는 서비스 항목 3800개의 수가를 정하고 이들에 대한 보험자 부담, 원래 급여에 포함됐으나 환자 부담률이 낮아지는 항목에 대한 보험자 부담만큼 건강보험 재정이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는 2022년까지 30조6000억원의 재정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급여화되는 서비스의 수가 결정 및 그에 따른 의료 수요 변화, 병원 종별 의료이용 패턴, 공급자의 행태 변화 등에 따라 재정 소요액이 달라질 수 있다"며 "급여화되는 항목에 대한 환자의 수요가 급증하거나, 상급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공급자들이 예상치 않았던 비급여를 창출할 수 있다면 보장성 강화 정책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공급자에 대한 지불제도 개선 및 의료서비스 전달체계 효율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공급자에 대한 보상체계(지불제도)가 현재 행위별 수가제에서 포괄적 개념(신포괄수가제부터 가장 극단적으로는 총액계약제까지 점진적 고려)과 성과 베이스를 가미한 수가제로 전환되고, 1차 의료기관과 상급병원 간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의 부담 요인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있다"며 "예를 들면 건강한 고령화 현상이나 사망 직전 의료비 감소 등이 나타난다면 노인인구가 증가해도 노인 의료비 증가는 우리가 우려하는 것보다 크지 않을 수 있고, 건강에 대한 투자와 교육이 강화되고 예방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변화한다면 보장성이 확대되더라도 의료이용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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