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실무협의체 갈등 증폭...복지부 "전문과목 의사회·학회와 협상할 수밖에"

지난 1월 19일 열린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및 병원협회가 참여하는 의정실무협의체 회의 모습.
지난 1월 19일 열린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및 병원협회가 참여하는 의정실무협의체 회의 모습.

[라포르시안]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간 실무협의체가 중대 갈림길에 섰다.

복지부가 최근 의협 비대위 측에 '문재인 케어'의 핵심인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관련 의견을 내지 않으면 전문과 의사회나 학회 등과 별도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반면 의협 비대위는 수가 정상화가 안 되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작업에 협조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오늘(13일) 오후 열리는 실무협의체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먼저 칼을 빼든 쪽은 복지부였다. 

손영대 복지부 예비급여과 과장이 비대위 쪽의 비협조로 문재인 케어의 중요한 부분인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토로한 것이 발단이다. 

앞서 복지부는 비대위를 통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대한 전문과목 의사회와 학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비대위 측에서 최근 의사회와 학회 등으로부터 취합한 비급여 급여화 의견수렴 내용을 복지부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손영래 과장은 "비대위가 비급여 급여화와 관련한 자료를 내놓지 않으면 않으면 이미 의견을 제시한 단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케어 관련 협상창구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미다.

손 과장은 앞서 지난달 8일 열린 실무협의체에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위해 전문과목 의사회 및 학회와 개별 접촉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비대위는 "전문과목 의사회와 학회에서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며 협상 창구 일원화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갈등이 촉발된 것이다.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문재인 케어 관련 진도를 나가야 하는데 자료를 넘겨주지 않는다"며 "비대위가 약속을 세 번이나 어겼다. 계속 이대로 끌려다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가 끝까지 자료를 내놓지 않으면 다른 곳에 달라고 할 것이다. 비대위가 내주지 않으니 다른 통로를 알아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아무리 협상이라지만 너무 심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비대위는 수가 정상화가 담보되면 자료를 넘겨줄 수 있다고 했다. 

이동욱 비대위 총괄사무총장은 "의정협상은 수가 정상화, 비급여의 급여화 문제, 공단과 심평원의 개혁 세 가지 논의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며 "의료계는 비급여의 급여화 이전에 수가 정상화를 요구했는데, 그게 아직 안 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비급여의 급여화 작업에 협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복지부가 대화 상대를 존중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것이 바로 비대위가 현재의 의협 상황과 무관하게 항상 강력한 투쟁을 준비하고 재정비해야 할 이유"라면서 "앞으로 2개월이 중대 고비라고 여기고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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