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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문제' 대비 의료체계 바꾸는 일본...우리도 이대로 가면 의료·돌봄난민 사태 직면[뉴스&뷰] 병원 중심서 재택의료 중심으로 전환...한국도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
"지금 같은 병원중심 체계 유지하면 의료·돌봄난민 문제 직면할 것" 경고
'2025년 문제'와 관련해 의료체계 전환을 위한 진료보수체계 개정을 보도한 일본 아사히 신문 관련 기사. 이미지 출처: 아사히 신문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라포르시안] 일본이 2차대전 직후인 1947~1949년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團塊)'가 후기 고령자(75세 이상)에 접어드는 2025년에 대비해 의료체계 개편에 나섰다고 한다. 주치의를 확대하고 왕진의료를 활성화 하는 등 입원 중심의 의료이용 체계를 재택의료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이미 10년도 훨씬 전에 초고령사회(65세이상 노인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한 일본은 점점 커지는 노인의료비 및 의료자원 부담으로 의료체계와 복지시스템 개편을 모색해 왔다.

우리나라도 사정이 다를 바 없다. 오는 2025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천만명을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병원 중심의 의료체계를 지역사회와 재택의료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본격적인 후기고령자에 진입하는 2030년부터는 일본과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지금처럼 병원중심 의료체계를 유지할 경우 노인의료비 관리는 불가능해지고 2025년 이후에는 노인 계층의 '의료난민', '돌봄난민' 문제에 봉착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한 의료체계 개편이 절실하다. 

이미 통계상의 객관적인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보건복지부가 작년 12월 발간한 '2017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6년 676만명으로 전체의 13.2%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1,000만 명이 넘으서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고령화가 가속화 하면서 질병구조도 만성질환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전체적인 의료이용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지표’와 ‘건강보험 주요통계’를 보면 이런 현상이 수치상으로 두드러진다.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인구는 665만 명으로, 2016년 상반기(633만명)와 비교해 약 32만명이 늘었다. 작년 상반기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총 진료비는 13조 5,689억원으로 전체의 39.9%를 차지했다. 특히 2016년 상반기와 비교해 전체 진료비 증가율은 9.2%이지만 65세이상 인구의 진료비 증가율은 13.5%로 훨씬 더 높았다.

노인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34만4,238원으로 전체 평균(11만1,487원)보다 3배 이상 더 많았다. 이런 경향은 연령대가 높이질수록 더 심화된다.

연령별로 보면 60대의 1인당 진료비는 124만6,101원으로 전체 1인당 평균 진료비의 약 1.8배였고, 70세 이상 연령대의 1인당 진료비는 222만 6,937원으로 전체 1인당 진료비의 3.3배 수준에 달했다.

 급성질환 중심의 현행 의료체계를 유지할 경우 고령화에 따른 의료이용 폭증과 만성질환 중심의 질병구조에 대응할 수 없고 자칫 사회의 모든 자원을 노인인구의 병원 뒷바라지에 다 쏟아 부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강복지정책연구원은 건강보험공단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수행한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의료비 효율적 관리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병원 중심 체계를 유지하게 되면 전문의 수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져야 하고 간호인력을 위시한 기타 의료인력도 턱없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연구원은 "이렇게 되면 의료공급도, 건강보험도, 요양보험제도도 견디지 못하고 붕괴돼 의료난민, 돌봄난민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끔찍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지금부터 낭비적인 의료이용을 줄이고, 의료계획을 통해 병상수도 줄이고, '병원중심의료'를 '지역사회중심의료'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도 의료체계를 병원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발표한 2018년 업무보고에서 지역사회 중심 보건복지체계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기존 병원 중심의 보건의료 체계에서 탈피해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 지원 등 사람 중심의 지역사회 통합적 보건복지 서비스 제공이 핵심이다.

앞으로 ▲지역사회 중심의 노인 의료·요양체계 개선 ▲아동복지지원체계를 민간중심에서 국가·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옮겨 공적 책임 강화 ▲정신질환자 지역사회 정착 지원 지속 ▲장애인 탈시설화 및 지역사회 정착 추진 등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분야에서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을 강화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만성질환자에 대한 동네의원의 종합관리 및 교육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보건소 등 지역사회 보건의료 인프라와 연계토록 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여기에 더해 기존 만성질환관리 사업의 장점을 연계·통합한 '포괄적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모형'을 올 상반기 중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지 출처: 2018년 정부 업무보고 자료

지역사회 내에서 노인의 욕구, 신체 상태, 돌봄 여건 등에 맞게 '의료서비스–시설거주 돌봄–재가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게끔 관련 인프라를 조성한다.

요양병원은 치료가 필요한 노인이 중점적으로 이용하도록 수가를 개편하고, 돌봄이 필요한 노인은 재가급여를 우선으로 건강·가족지원이 강화된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특히 소아환자를 대상으로 왕진 모형을 만들어 활성화 한 후 다른 질환이나 연령층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복지부는 올해 안에 중증 소아환자 대상 의료인 왕진시 별도의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고 왕진 체계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병원 내 24시간 콜센터 설치 등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서 왕진의료 서비스 모형을 만들고 이를 다른 질환이나 연령층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인구고령화 속도를 보면 사실 이런 조치들이 많이 늦은 편이다. 우리보다 더 빨리 인구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본은 2006년부터 의료제도구조개혁을 구상하고 의료제공체계와 의료보험제도를 종합적으로 개편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3년에는 일본의 사회보장제도개혁국민회의가 마련한 '확실한 사회보장을 장래세대에 전하기 위한 일정' 보고서를 통해 '병원완결형 의료체계'를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로 전환할 것을 명시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식의 의료체계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처럼 단편적인 개선정책을 제시할 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인구고령화에 대비할 수 있는 종합적인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건강복지정책연구원은 "고령화시대에 노인들에 대한 의료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노인인구 비율이 20%가 되는 2025년 이후부터는 노인의료비 문제로 국가의 재정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보건의료계획을 수립해 병원중심 의료체계를 지역사회중심 의료체계로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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