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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신생아 유족들의 눈물과 실망..."이건 기대했던 토론회가 아니다"국회 토론회서 의료계·보건당국 인식에 강한 실망감 표출..."의료계, 저수가 탓하며 의료진 처벌에 반대해"
"영국 프란시스 보고서처럼 근본원인 조사하고 모든 병원에 공개해야"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사망 신생아의 한 유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라포르시안] "유족이 기대했던 토론회가 아니다. 참석해서 보니까 이 사건 자체를 깊이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자리가 아닌 것 같다. 단지 소속 단체와 기관의 입장을 전달하는 자리 같다"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말미에 유가족이 한 말이다.

'신생아 사망사건, 무엇이 문제인가'가 주제였지만 참석한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은 초점이 어긋났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누구 하나의 잘못이 아니라 모두가 잘못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단순히 의료수가 의료인력 등의 시스템 문제로 돌려선 안된다. 인력과 수가는 환자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고 강조하며 이 사건의 보다 근원적인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기를 당부했다.

그러나 신생아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후 나왔던 저수가와 의료인력 부족 등의 의료시스템 문제를 제기하는 주장이 되풀이 됐다. 정부 관계자들은 경찰의 수사결과가 나와야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눈물을 훔치던 유족들의 표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어두워졌다. 일부 유가족의 표정에는 갑갑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유족이 기대했던 토론회가 아니다"는 말이 나올만 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유가족들은 저수가나 의료인력 부족 같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오로지 '저수가 때문에 아기들이 죽었다'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가족 대표는 토론회 시작에 앞선 발언을 통해 "(신생아 사망사건은)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이 정해진 감염관리 매뉴얼을 지키면서 최선을 하다는 과정에서 벌어진 불가항력적인 사건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보다는 돈을 우선시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인재"라며 "하지만 여러 의사단체들은 이러한 상식적인 시각과는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이번 사건 원인이 수가가 낮아서'라거나 '해당 의료진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유가족 대표는 "정말로 수가가 낮아서 이대목동병원이 주사준비실에 오염구역인 싱크대를 설치했고, 수가가 낮아서 로타바이러스에 아기들이 감염된 사실을 은폐했고, 수가가 낮아서 전공의들이 집단사표를 써도 병원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아기들의 죽음을 수단삼지 말아달라. 남의 고통을 빌어와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모습이 어찌나 혐오스러울지, 유가족의 반발은 둘째 치고 국민적인 공감을 얻을 수나 있을지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처벌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는 "의사단체들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의료시스템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의료진을 처벌해서는 안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유가족도 마녀사냥식의 의료진 처벌은 결코 원치 않지만 누구에게 잘잘못이 있는지 따져는 봐야겠다. 의료계 주장처럼 시스템의 문제이고 해당 의료진의 잘못이 없다면 당당하게 조사받고 법원의 엄중한 심판을 받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중증외상 소아환자 사망사건 때처럼 '사례검토위원회' 구성 제안

이날 토론회에서 이상일 울산대 의대 교수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발제를 통해 신생아 사망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신생아 사망 사건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전문가, 피해자 등이 함께 참여하는 사례검토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사례검토위원회는 2016년 9월 전북대병원에서 발생한 중증외상 소아환자 사망사건 관련해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구성된 적이 있다. 

불결한 병원 환경 속에서 수백명의 환자가 '불필요한 죽음'을 맞은 영국 스태포드병원 사건의 진실을 규명한 '프란시스 보고서'를 언급하며 보다 근원적인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란시스 보고서는 스태포드병원 사태에 대한 종합적인 감사보고서로, 조사기간 139일에 걸쳐 160명 이상으로부터 증언을 확보했다. 보고서 분량만 수천쪽에 달한다. 이 보고서에는 스태포드병원에서 환자가 꽃병에 든 물을 마셔야했다거나 환자들에게 적절한 영양과 음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밝혀냈다. 간호사들이 생명유지 장비를 적절히 다루지 못했거나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이 중환자를 책임지도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스태포드병원의 부실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간호인력 부족과 그에 따른 불성실한 간호 때문이란 점을 지목했다. 그보다 앞서 영국 정부가 2000년대 초부터 ‘경쟁과 선택의 원칙’에 근거해 추진한 NHS 개혁 정책으로 인해 스태포드병원이 비용 절감차원에서 기존에 숙련된 의료인력을 축소하고, 값싼 인력으로 대체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교수는 "항공기 추락사고 발생시 원인조사를 하는 방식처럼 사례검토위원회 운영을 통해 근본적인 사고 원인을 찾아서 그 내용을 공개하고 모든 병원이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공개하자"며 " 이번 토론회 논의 후 정부와 국회, 전문가, 피해자 등이 함께 사례검토위원회를 통해 구체적 논의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병원에서 환자안전 관련한 적신호 사건(질병의 자연적인 경과와 관계없이 사건의 결과로 예기치 않는 사망이나 신체기능의 영구적 또는 치명적 손실을 가져온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보고 의무화와 환자안전 사고 발생시 의료진-환자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사과법(Apology law)' 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의료계, 의료인력 부족 등 시스템 문제 지적
시민단체 "환자안전 중심으로 병원조직 근본적인 변화 필요"

발제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보다는 각 전문가 단체의 기존 입장만 나열됐다. 신생아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의료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료계 여론에 편승해 특정 직역단체에 대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병민 대한주산의학회 부회장(고대의료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전담 전문의가  2명 이하인 의료기관이 전체의 82.5%이며, 1명만 있는 병원도 43.3%에 달했다. 전담전문의 1인당 평균 9.7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며 "또한 신생아중환자실의 간호사 인력도 부족한 실정으로, 전문 의료인의 충원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안전을 위해서 병원내 약사 인력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영희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은 "현실적으로 전국 모든 의료기관에서 신생아중환자실 전담약사를 배치해 운영하는 것은 어렵지만 안전한 의약품 사용관리를 위해서는 중환지실 인력기준에 약사가 포함되어야 하며 일차적으로는 전담약사가 배치돼야 한다"며 "또한 환자안전을 담보하려면 의료질평가 항목에 병원약사가 수행하는 다양한 '환자안전 활동'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측에서도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김정옥 심평원 의료수가실 실장은 중환자실 수가를 언급하며 "모든 조건이 1등급인 의료기관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해 놀랐다"며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사가 24시간 상주하는 경우 수가보상을 하고 있다.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정은영 복지부 의료정책과장은 의료기관인증제 개선과 적신호 사건 의무 보고화 등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정 과장은 "병원의 운영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거버넌스 체계를 바꿀 수 있는 제도개선책을 마련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민단체와 환자단체는 신생아 사망사건의 실체적인 진실을 규명하고, 환자안전을 담보할 수 있게끔 병원 조직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집단사망사건 사례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4명 환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우리나라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제2, 제3의 동일한 집단 사망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소중한 교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병원의 지나친 수익추구와 의료공공성 부재가 빚은 사고라고 규정하며,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공적개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환자안전을 중심으로 병원조직의 근본적인 행태 변화가 있으려면 무엇보다 조직의 폐쇄성과 배타적 권한만을 강조하는 그릇된 전문가주의를 탈피하는 게 필요하다"며 "정책결정 및 병원운영에 있어 제3자 개입, 시민참여 등을 통해 사유화된 병원조직의 운영방식을 보다 공공의 통제 범위로 포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족들 "사건 본질 밝히고 책임자 처벌부터"

유족들은 토론회 내용에 강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토론회 말미에 입장을 발표한 한 유족 관계자는 "유족이 기대했던 토론회가 아니다"며 의료전문가나 보건당국이 이 사안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족 관계자는 "현재 우리 의료시스템의 한계, 제도적 문제점 등 공감하며 그걸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한, 그래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위한 노력들도 지지한다"며 "그런데 과연 지금의 이대목동병원 경영진과 의료진에게 이러한 개선된 의료환경이 주어진다면 이같은 사고를 더이상 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아이들을 보내고 두 달이 다되어가는 기간동안 가장 가까이서 이대목동병원의 행태들을 지켜봐왔던 유가족의 입장에선 '아니다'이다"고 했다.

유족들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4명의 아이들이 잇따라 숨지기 전까지 ▲스모프리피드 분주 ▲패혈증 신호를 보내는 아이들을 무책임하게 방치 ▲로타바이러스 감염된 아이들을 방치 ▲주사준비실의 오염된 환경 ▲분주된 주사액을 상온에서 8시간 방치 후 투여 등의 문제가 연속적으로 있었다고 지적했다.

유족 관계자는 "아이들이 연쇄적으로 사망한 작년 12월 16일에 가장 먼저 증상을 보인 신생아는 점심 면회 때부터 심박이 230까지 올라갔다가 급격히 떨어지기를 반복했고 기력도 없는 등 패혈증의 증상을 보인 게 간호기록지에도 남아있다"며 "점심 면회 때 아이를 면회한 어머님이 해당 증상이 너무 불안해 의사의 확인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면회시간이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의사는 만나보지도 못했다. 의사가 오고있고, 막 도착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해당 증상을 진료할만한 의사는 중환자실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은 전했다.

그 당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담당 전공의들이 집단사표를 내는 등 의료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었음에도 병원 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유족 관계자는 "다른 아이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로 여러 패혈증 의심증상을 보였지만 의사들의 처치는 거의 전무했다. 제 아이는 12월 16일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담당 전공의가 수혈을 해야한다며 전화가 왔고 불과 2~30분 후 제가 도착했을때는 이미 심정지가 온 후였다"며 "정황상 처치가 가능한 연차의 전공의는 5시가 넘어서야 등장한 것이고, 담당 교수는 6시가 넘어서야 나타났다. 왜 그렇게 아이들을 방치 했을까 의아했는데 경찰 조사를 지켜보다보니 그 이유를 알았다. 그때 전공의 5명이 사표를 냈다고. 사고가 난 후 전원 복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분주한 주사액을 상온에서 8시간이나 방치한 후 투여한 행위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유족 관계자는 "일반 수액이나 약물 주사제가 아닌 지질영양제인데 이걸 7번이나 찔러 주사기로 빼고는 감염이 된 상태로 8시간 상온에 두면서 그 안에 들어간 균이 그 양양제를 먹고 폭발적으로 증식을 했을 것"이라며 "균이 증식할대로 증식한 상태의 주사제를 아이들 혈관에 주사한 꼴인데, 단순히 냉장고에만 넣어도 지침을 지킬 수 있는 사안인데 그 개별 주사기를 상온에 그대로 방치한게 근무환경이 열악하거나 저수가 탓이라고 할 수 있나. 의료인들의 자질이 부족하고 원칙을 지키지 않은데서 생긴 문제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의사단체에서 이대목동병원 사건 관련해 표명한 입장이나 행동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추무진 의사협회 회장이 스모프리피드를 분주해서 투여한 게 불합리한 급여기준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이나,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신생아 사망 관련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유족 관계자는 "저희가 고소고발을 남발 할 수 없었던 건 그렇게 하는 게 떠난 아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망 사건과는 직접 연관도 없는 무슨 협회장이란 분이 나와서 갑자기 우리 아이들 사건에 대해 이사람 저사람 무더기로 고발을 하고 다니는 꼴이 사실 지켜보기도 괴롭고, 본인들 집단 이익에 조금이라도 해가될까 저런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기까지 한다"며 "앞으로 이 사건이 조사되고 처리되는 과정에서 유족들도 참고 있는 의미없는 무작위 고발 등의 행태는 제발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먼저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따라 책임을 지게 하는 게 아이들의 죽음에 대한 예의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번도 안아주지 못한채 떠나보내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심정으로 우선 이 사건의 본질을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밝히고, 해당 의료진 뿐 아니라 병원장, 재단이사장은 물론 당국의 책임자들까지 그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고 이를 통해 책임이 드러나면 엄정히 처벌부터 하는 것이 떠난 아이들에 대한 가장 기본의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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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도 2018-02-09 09:38:17

    이명박근혜 때였으면 유족 뒷조사하고, 교통사고 같은 건데 뭐 어쩌란거냐 댓글 달리고, 피해자 조롱하는 합성사진 퍼지고 아이들이 숨지게 된 진상이 다 묻혔을지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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