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숙 의원, 국립중앙의료원장 인사 비판...朴정부때 임명된 전임 원장도 '보은 인사' 논란 잊은 듯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라포르시안]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게 뭡니까.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에서 이래도 되겠습니까?"

지난 1일 열린 보건복지부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박인숙 의원이 업무보고 관련 질의도중 한 말이다.

박 의원이 언급한 건 최근 임명된 정기현 신임 국립중앙의료원장 인상에 관한 내용이다. 지방의 한 중소병원장을 지낸 정기현 의료원장이 임명되자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제기했다.

실제로 정 의료원장은 2012년 대선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작년 1월에는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회 각계인사들 모임인 '더불어 포럼' 창립에도 참여했다. 이런 전력 때문에 정 의료원장 임명을 놓고 '캠코드(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비유도 나왔다.  

박 의원의 이날 질의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이사회 추천 후보 3명의 서류심사 평가결과를 공개하면서 복지부와 교육부가 다른 2명의 후보에 비해 정기현 원장후보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 분이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서 활동했고, 2017년 '더불어포럼'도 창립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산하 전남정책연구원 설립추진공동위원장도 하고 정치도 좀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고 했는데,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서 이러면 되겠나. 캠코드 인사가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잊고 있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직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누구였나 하는 점이다. 

안명옥 전임 국립중앙의료원장 역시 2014년 말 임명될 때 '친박 코드 인사' 논란이 일었다. <관련 기사: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아니라 공수부대?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얼룩’>

안명옥 전 의료원장의 경우 17대 국회 때 당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친박계 의원으로 분류됐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싱크탱크로 정책자문을 한 '국가미래연구원' 발족에도 참여했다.

작년 국정감사 때는 안 전 의료원장의 인사전횡 논란도 일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차움'을 방문하던 시절 근무하던 간호사를 2급 경력직 간호사로 채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채 의혹이 일었다. 게다가 안명옥 전 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오기 전까지 이렇다할 공공의료 분야 경험이 없다시피 했다.

반면 정기현 의료원장의 경우 충북 옥천군 보건소장을 지냇고 전남 순천의 의료취약지에서 현대여성아동병원장을 맡아 공공의료 역할을 수행했다. 또 농어촌의료서비스 개선사업 중앙평가위원회,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선정위원회, 공공보건의료발전위원회 등의 위원회에 참여에 공공보건의료 분야의 정책자문을 해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박인숙 의원이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캠코드 인사'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자유한국당이 집권당이던 시절 임명한 안명옥 전 의료원장은 '코드 인사'가 아니었는지부터 돌아봐야 할 거 같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