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신생아학회 "이대목동병원 사건 연대 책임 통감…구조적 개선 필요"

[라포르시안] 소아청소년 및 주산기의학 전문가 단체들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에 대해서 연대 책임을 통감한다는 대국민 성명을 냈다.

그러나 신생아 중환자 치료를 위한 열악한 의료환경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한소아과학회와 소아감염학회, 신생아학회, 주산의학회 등 4개 단체는 16일 성명을 내고 "소중한 어린 생명을 잃고 커다란 슬픔을 겪은 유가족 분들께는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소아청소년의학 전문가들은 그 슬픔을 조금 더 공감하고 온 국민과 함께 아파하고 있음을 전해드린다"며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해서 연대적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개인 책임에만 초점을 맞추고 의료환경의 구조적 문제를 간과한다면 똑같은 불행한 일이 재발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들 학회는 "이번 사건을 담당 의료진의 책임으로 개인을 문책하는 것으로만 해결하려 한다면 의료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소명의식을 가지고 신생아 환자를 돌봐온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고 국민과 신생아 보호자들의 의료진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리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이로 인해 기존 인력의 이탈과 함께 새로운 인력의 확보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우리 사회가 숙련된 전문가들을 잃고 퇴보하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신생아중환자실의 의료관련감염을 예방하고 안전한 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들 학회는 "낮은 의료관련 감염을 비롯한 안전한 소아와 신생아 중환자 치료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많은 의료인력과 자원을 들여서 모니터링과 검사 등을 수행하고, 환자 안전을 위한 시설물을 구비해야 한다"며 "이러한 활동은 한편으로는 환자와 병원, 그리고 의료진에 추가적인 부담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안전 시스템 구축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사회적 공감대와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학회는 "이번 사건이 의료진 개인의 과실로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만 끝난다면 지금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제2, 제3의 유사한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아와 신생아 중환자의 감염관리를 포함한 더 안전한 진료 환경 구축을 위한 인력과 설비 등의 과감한 자원 투입과 법적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2일 발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토대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