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잇따라 3년 임기 못 채우고 물러나

이미지 출처: 동화약품 홈페이지 초기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동화약품 홈페이지 초기화면 갈무리.

[라포르시안] '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은 국내 최장수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설립기념일은 공식적으로 1897년 9월25일이다. 올해로 창립 121주년을 맞았다.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이지만 전문경영인(CEO)들의 처지는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동화약품은 최근 6~7년간 5명의 CEO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상황을 겪었다. 

동화약품이 '오너 체제'에서 ‘오너·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부터다.

창업주 3세인 윤도준, 윤길준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던 동화약품은 지난 2008년 2월 평사원 출신 조창수 대표이사를 전격 선임했다. 그러나 조 대표이사가 임기 1년을 앞두고 교체되면서 '단명 CEO기업' 이미지가 시작됐다.

이후 대만·홍콩 얀센 총괄사장을 역임한 박제화 대표이사를 2012년 3월 선임했지만, 임기 1년 7개월 만에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한국화이자에서 영업·마케팅을 총괄한 이숭래 사장 역시 대표이사에 오른지 1년 11개월 만에 물러났다.

지난 2015년 CEO 직무대행으로 오희수 동화약품 OTC사업부(일반의약품) 상무이사가 사장에 올랐지만 그 역시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최근에는 손지훈 사장이 임기 1년 3개월을 남기고 휴젤로 자리를 옮겼다.

이런 가운데 동화약품은 2010년 매출 2,153억원에서 2015년 2,232억원으로 5년 동안 3.7%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의 영업이익은 100억원에도 못 미쳤다.

잦은 전문경영인 교체가 이러한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장기적인 R&D 투자로 결실을 맺는 사업분야”라며 “전문경영인을 마치 소모품 다루 듯 실적이 안나오면 교체하는 건 업계에서도 특별한 케이스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동화약품은 최근 다국적제약사에서 일반의약품 마케팅을 담당한 임원급 출신의 새 대표이사를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CEO는 오는 2월 중 공식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동화약품 관계자는 “일반의약품 시장에 대한 확장과 성장을 위한 회사 차원의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새 대표이사 선임이 확정된 바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한편 동화약품은 오너 4세 경영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동화약품은 1월 1일자로 윤도준 회장의 장남인 윤인호 이사(34)를 상무로 승진시켰다. 윤 상무는 일반의약품 사업을 총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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