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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존재감 더 커진 '일차의료'일차의료 부재 따른 의료체계 왜곡 문제 갈수록 커져...'일차의료특별법' 제정에 의료계 높은 관심

[라포르시안] '일차의료 활성화'와 '의료전달체계 확립'이란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듣게 된다.

경증질환이나 만성질환 환자의 동네의원 접근성이 높고, 질환의 경중에 따라 동네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등의 요양기관종별로 적절하게 내원해 이용하는 정도로 이해하기 쉽다.

엄밀하게 말해 국내에서는 아직 '일차의료'의 정의조차 모호하다. <관련 기사: ‘일차의료 부재’…환자와 의사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한국 의료시스템>

의료계는 일차의료 활성화를 외치면서 '동네의원 살리기'를 요구한다. 의료계는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해 저수가 개선과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에 불리한 초재진료와 차등수가, 의료기관 종별가산율 등의 수가제도 개선과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규제 방안을 제안해 왔다.

여기서 따져봐야 할 문제는 과연 모든 동네의원이 일차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국내외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일차의료의 속성으로 ▲최초 접촉 ▲관계의 지속성 ▲서비스의 포괄성 ▲조정 기능 등 4가지를 꼽는다.

환자가 몸이 아파 의학적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첫 관문 역할을 하고, 환자의 건강문제 대부분을 진료할 수 있는 포괄성을 지녀야 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담당하고 연결하는 조정성과 언제나 환자를 계속 보살펴 주는 지속성을 지니는 의료서비스가 바로 일차의료다. <관련 기사: 고혈압·당뇨병 ‘단골 동네의원’ 꾸준히 다니는게 훨씬 효과적>

이런 기준을 놓고 보면 성형외과나 안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은 일차의료의 속성을 충족하지 못하다. 서비스의 포괄성이나 조정 기능 측면에서 무언가 부족하다. 내과나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등이 그나마 일차의료 속성에 부합한다.

하지만 일부 내과나 소청과, 가정의학과의원은 돈이 되는 비급여 진료에 더 집중하고 있어 관계의 지속성이나 서비스의 포괄성, 조정 기능과 등의 속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또한 대부분의 개원의사가 특정 진료과의 전문의 자격을 갖춤으로써 환자의 건강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해당 분야의 급성기 질환 진료에 치중함으로써 분절적·단절적 의료서비스 제공이 이뤄진다. 일차의료에서 요구되는 건강상담과 교육, 질병예방 등의 역할은 언감생심이다. 

그런 측면에서 따져보면 동네의원 중 일차의료에 부합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극히 드물지 않을까 싶다.

일차의료 부재의 영향은 국민들의 의료이용 행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보건의료인력 및 외래진료·입원(단위:명, 회, 일), 자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정책통계담당관 「환자조사」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7 보건복지통계연보'를 보면 2016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6.7회로 OECD 국가의 평균 7.0회(2015년 기준)와 비교해 2배가 넘었다. 환자 1인당 평균 입원일수는 14.5일로 OECD 평균 8.2일(2015년 기준)보다 훨씬 더 길었다.

일차의료연구회는 "일차의료의 포괄성 결여는 일차의료 고유의 역할을 훼손시키는 요소로서, 불필요한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을 감소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일차의료가 조정기능을 맡지 못함으로써 환자들은 의료기관 쇼핑에 나서고 있으며, 대형병원 환자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벼운 질환도 단과전문의, 세부전문의가 담당하고 있으며, 간단한 진찰로 해결할 수 있는 질환도 고가의 검사 및 치료 장비에 의존한다. 이런 상황은 환자의 의료쇼핑을 초래하고, 의료자원에 대한 과잉 투자와 낭비, 무분별한 병상 확충, 의료전달체계의 비효율성 등으로 의료체계를 왜곡한다. <관련 기사: [편집국에서] '의료전달체계'라 쓰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읽는다>

일차의료연구회는 "주요 선진국 국민의 주치의 보유율은 80~100%인데, 우리 국민의 상용의사(주치의) 보유율은 13.9%에 불과하다"며 "이는 국내 일차의료가 ‘최초접촉’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며, 최초접촉이 부재하면 의뢰체계(referral system)가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관심 쏠리는 '일차의료발전특별법' 

이런 가운데 최근 국회에 '일차의료발전특별법안'이 제출됐다.  <국회입법예고 바로 가기>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대표발의한 특별법안은 일차의료를 '의원·치과의원·한의원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보건의료 자원을 모으고 조정하면서 질병의 예방·치료·관리 및 건강증진을 위해 행하는 보건의료'로 정의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차의료의 정착과 확산을 위해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일차의료 표준모형을 개발과 보급 ▲의원급 의료기관과 병원급 의료기관 간의 진료 협력체계 활성화 등에 관한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일차의료 인력정책의 수립,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실태조사 및 정보체계의 구축 등에 관한 사업을 실시하도록 하고, 일차의료 전담조직의 설치 근거를 담았다.

일차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복지부장관이 의료법에 따른 의료기관, 의과·치과대학, 한의과대학, 의학·치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 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관 등이 일차의료 인력의 수련 또는 보수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경우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의료계는 이 법안을 반기고 있다.  <관련 기사: '일차의료특별법' 지지 잇따라..."한국 보건의료 역사 바꿀 중요한 계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가정의학회,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등이 특별법안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일차보건의료학회는 "특별법안 제2조에서 최초로 한국의 실정에 맞는 일차의료를 공식적으로 정의함으로써 이제까지 있었던 개념의 혼란을 없앴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일차의료의 중요한 속성인 지역사회 중심, 흔한 건강상의 문제 다룸, 조정성, 지속성, 포괄성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법안이 일차의료를 잘못 정의했다는 지적도 있다.

일차의료연구회는 지난 4일 특별법안 '제1조(목적) 제1항'에서 규정한 일차의료 정의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구회는 "일차의료는 일차의료 의사가 일차보건의료 팀과 함께 주민의 건강을 위해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주민이 ‘가장 먼저’ 대하는 보건의료여야 한다"며 "그러나 특별법안은 ‘일차의료 의사’와 ‘일차보건의료 팀’에 대한 내용을 생략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이 행하는 보건의료라고 일차의료를 정의한다면 이는 현재의 부조리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차의료 핵심 속성인 '최초접촉' 개념이 빠져 일차의료 의사가 조정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연구회는 "최초접촉 개념이 빠지면 '무분별한 의료제공자 접근(의료쇼핑)’을 개선할 수 없다"며 "모든 전문분야가 최초접촉 진료를 담당함으로써 발생하는 서비스 분절화는 포괄적인 일차보건의료를 이룰 수 없게 만든다. 결과적으로는 일차의료에서 지속성을 이루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특별법안에 명시된 일차의료가 제공하는 보건의료 서비스 항목도 체계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별법안은 일차의료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로 ▲지역사회 주민에게 흔히 발생하는 경증의 질병 및 외상의 예방과 치료 ▲주요 감염성 질환의 예방과 치료 ▲만성적인 질병의 지속적 관리 ▲산전진찰, 출산, 산후 모자보건 관리 ▲노인 건강관리 ▲장애인 건강관리 ▲정신건강 관리 ▲구강보건사업 ▲건강 유지를 위한 생활습관의 향상과 건강에 관한 상담·교육 등 건강관리서비스의 제공 등으로 규정했다.  

일차의료연구회는 "산전 진찰, 출산, 산후 모자보건관리는 국내 현실에서 일차의료 영역에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차의료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흔한 건강 문제(흡연·음주 등)와 급성 질환(감기·배탈 등)에 대한 예방,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 ▲흔한 만성 질환(심혈관계 질환·만성 호흡기 질환·당뇨 등)의 지속적인 관리, 암 경험자 건강관리 ▲정기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상담과 관리 ▲다학제 팀 진료 또는 2차 진료가 필요할 경우, 적절한 의뢰(조정기능) ▲주민의 생애 주기별 평생 건강관리 ▲지역 보건당국과의 협력. 특히 건강 취약계층 파악과 관리 ▲주민의 건강생활습관 실천 및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 등으로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회는 "양승조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은 일차의료 개념 정의가 모호하고, ‘최초접촉’이라는 일차의료의 핵심 요소가 빠져 있어서 특별법 제정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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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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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fjtk 2018-01-06 12:54:46

    의료계가 일차의료 활성화를 주장하면서 주치의제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삭제

    • 니가가라하와이 2018-01-06 10:54:15

      동네의원서 진료 받고 큰병이 의심돼 대형병원으로 가도 그 뿐이다. 진료의뢰서 한 장을 달랑 들고 환자 스스로 물어 물어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새로운 병원에서 무슨 검사를 하는지 무슨 치료를 받는지 자세히 알지도 못한다. 한 마디로 환자 자신이 다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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