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한미약품 임주현 부사장·임종훈 부사장, 신신제약 이병기 사장, 현대약품 이상준 사장.
사진 왼쪽부터 한미약품 임주현 부사장·임종훈 부사장, 신신제약 이병기 사장, 현대약품 이상준 사장.

[라포르시안] 제약업계에 창업주에서부터 아들, 손자까지 이어지는 ‘오너경영’이 일반화된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이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새해 임원 승진인사에서 창업주 임성기 회장(78)의 장녀 임주현(44)씨와 차남 임종훈(41)씨를 각각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임주현 부사장은 글로벌전략을, 임종훈 부사장은 경영기획 업무를 총괄 담당한다.

임종훈 부사장은 한미약품의 계열사인 한미아이티, 한미메디케어, 일본한미, 한미벤쳐스 등의 대표이사도 겸임한다. 장남인 임종윤(46) 씨는 현재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임성기 회장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데, 모두 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했다. 임성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나에겐 앞으로 흥분될만한 꿈들이 넘치고 있다”며 “한미는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일들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신파스’로 유명한 신신제약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2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신신제약은 지난 2일 이사회를 통해 창업주 이영수 회장(91)의 아들인 이병기 이사(61)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이영수 회장·김한기 부회장·이병기 사장 등 3명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김한기 부회장은 이 회장의 맏사위다.

이병기 신임 대표이사는 학자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명지대학교에서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신신제약은 지난해 2월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세종시 신공장과 마곡 R&D센터 건설을 진행 중이고, 전문의약품(ETC)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병기 대표이사는 “지난 25년간 공과교수로 재직하며 IT기술을 활용한 생산시스템 개발 분야의 연구를 해왔던 것을 바탕으로 기술력 향상과 내부 인재 육성에 힘쓰겠다”며 “핵심기술을 갖춘 강한 제약회사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현대약품은 3세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현대약품은 최근 창업주인 고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아들인 이상준 부사장(42)을 신규사업, R&D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상준 신임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목표 달성으로 ▲두 자릿수 매출 성장 ▲신제품 70억 확보 ▲고객만족경영 일류화를 위한 5대 불량제로화 추진 등을 내세웠다.

이 사장은 “2018년 제약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나, 정부의 규제 강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새로운 혁신을 통해 고도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경영권 세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창업주 1세대처럼 충분한 경영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장기간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결실을 맺는 제약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경영능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오너 2·3세는 일찍부터 해외에서 신약 관련 연구개발 및 글로벌 마케팅 등 ‘엘리트 교육’을 받으면서 젊은 리더십을 발휘해 소통 경영이 장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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