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노인 암환자 계속 증가.."삶의 질 문제 적극적인 관심 필요"
[라포르시안]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14%를 넘는 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구 고령화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노인 암환자의 증가도 그 중 하나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늘고 있지만 건강 수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 때문에 평균 기대수명까지 생존한다고 할 때 사망 전 10년 이상을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6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4살이지만 건강수명은 64.9년이었다. 기대수명까지 생존한다고 할 때 65세 이후부터 약 15년 이상을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노년을 보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노년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바로 암질환이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암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고령화로 노인 암환자가 증가하는 건 필연적인 현상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 21일 공개한 '2015년 암발생률, 암생존율 및 암유병률 현황; 자료를 보면 전국단위 암발생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암유병자(암 치료 중 또는 완치 후 생존자)는 총 161만1,487명에 달했다.
65세 이상 암유병자는 68만1,909명으로, 전체 암유병자의 약 42%에 달했다. 또한 2015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전체 인구 655만2,529명 중 10.4%가 암유병자인 셈이다. 노인 10명 중 1명 꼴로 암환자라는 의미다.
더욱이 한국인이 기대수명(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5.3%였다. 남자(79세)는 5명 중 2명(37.9%), 여자(85세)는 3명 중 1명(32.0%)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고령화로 인해 향후 노인 암환자의 급속한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암질환은 노년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가뜩이나 한국은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인데, 노동력을 빼앗아 가고 높은 의료비 부담을 안겨주는 암질환까지 발생할 경우 노인 암환자의 삶은 질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향후 암 관리대책을 수립할 때는 이런 부분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인 암환자는 자신의 질환으로 인해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상당히 컸다.
국립암센터 박기호 암정책지원과장과 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 국립정신건강센터 구애진 전문의 연구팀이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전국 10개 병원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치료받은 60세 이상의 위암, 대장암, 폐암 환자 4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연구조사 결과를 보면 노인들은 가족과 병에 대해 의사소통하는 문제(45%), 인생의 목적에 대한 고민(40%), 가족에게 짐이 될까 하는 걱정(30%), 주변 사람들에 대한 걱정(25%), 미래에 대한 걱정(25%), 거동장애(20%), 관절 경직 문제(15%)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병기가 높을수록 주변 사람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거동 장애가 있을수록 질병에 대한 부담감이 높고 삶의 목적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노인 암환자 대상의 한국어판 삶의 질 척도’를 개발했다.
박기호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은 “노인 암환자가 겪는 삶의 질 문제는 분명 젊은 성인과 다른데 그 동안 이 문제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삶의 질 평가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