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1시간 엄청난 소음 견뎌야...조용하고 빠른 검사로 환자 편의성 높인 MRI 주목

[라포르시안] '쿵쾅쿵쾅, 따다다다'

질병 진단이나 건강검진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한 번이라도 받아 본 적이 있다면 쵤영 내내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을 견디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안다. 

MRI는 자석으로 구성된 장치에서 인체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는 비전리방사선인 라디오 고주파를 이용한다.  

MRI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하다. 이 자기장을 발생시키기 위해 거대한 코일(gradient coil)에 전기를 흘려 전자기를 유도한다. 코일에 자기장이 걸리는 과정에서 진동과 움직임이 생기고, 이 때 높은 음역의 듣기 싫은 소음을 낸다.

MRI 촬영시 발생하는 소음은 기계의 종류나 촬영 부위에 따라 차이가 난다. 

기존에 많이 사용하는 장비에서 나는 소음은 90db(데시벨)을 넘고, 3T(테슬라)급 MRI 중에는 100db를 훨씬 넘는 경우도 있다. 90db의 소음은 나이아가라 폭포 아래 서 있을 때 듣게 되는 소리 크기와 맞먹는다.

실제로 병원내 좁은 촬영실 안에서 듣게 되는 MRI 장비에서 나는 소음은 상상을 초월한다. 거대한 기계가 쉴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에 들어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인터넷에서도 MRI 소음이 얼마나 큰지 들려주는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관련 동영상 바로 가기>

원통형의 좁은 촬영 공간 안에 누워 30분 정도, 촬영 부위가 많을 경우 길게는 1시간 정도 그 소음을 견뎌야 한다는 건 환자 입장에서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폐소공포증이 있는 환자 중에는 MRI 촬영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MRI 검사를 받은 수검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를 보면 약 8%에서 일시적으로 청력손실 증상을 보였고, 심장박동이나 혈압 등의 생리적 변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MRI 촬영시 귀마개를 착용하거나 소아의 경우 수면마취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X-레이나 CT와 비교해 MRI 검사는 인체내 근육을 비롯해, 인대, 뇌 신경계, 종양 등 연부조직 촬영시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을 돕기 때문에 진단검사법으로 쓰임새가 상당히 높다. 

특히 원하는 방향에 따라 촬영 부위의 횡단면, 관상단면, 시상단면 등의 단층면을 자유롭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그 유용성이 높다는 점에서 MRI 검사는 늘어나는 추세다.

촬영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하고, 검사를 받을 때 소음이 거의 없는 MRI 장비가 있다면 어떨까. 도시바 메디칼시스템즈 코리아가 지난 3월 국내에 출시한 3T(테슬라)급 MRI인 'Vantage Galan(밴티지 갈란)'이 바로 그런 장비다.

도시바는 밴티지 갈란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경사자장 차폐 기술인 피아니시모와 'mUTE'(엠유티이) 기술을 적용했다. 경사자장 코일을 진공층으로 차폐해 많은 양의 전기를 공급받을 때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 했다.

도시바에 따르면 밴티지 갈란은 경사자장 차폐 기술을 적용해 기존 대비 소음을 97%까지 줄였다. 실제로 밴티지 갈란이 촬영시 내는 가장 낮은 소음은 2db(데시벨) 정도다. 자세히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이 거의 없다.

최근 도비사의 밴티지 갈란 MRI를 도입한 홍익병원(대표 라석찬 이사장)을 방문해 장비가 실제로 운영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홍익병원은 도시의 밴티지 갈란 외에도 다른 회사의 MRI 장비도 함께 운영 중이라 소음이 어느 정도 줄었는지 직접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지난 19일 홍익병원을 방문해 직원의 안내로 지하 1층에 마련된 타사의 MRI가 설치된 촬영실로 갔다. 의료기사가 MRI를 가동하자 잠시후 '쿵쾅쿵쾅'하며 귀를 때리는 소리가 났다. 

조금 지나니 소음 때문에 몸이 위축될 정도였다. 5분 정도 MRI가 내는 소음에 시달렸더니 환자들이 촬영시 느끼는 불편함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갔다.

의료기사는 "어지간한 환자는 귀마개를 착용하지 않으면 소음 때문에 촬영이 힘들 정도"라며 "환자도 환자이지만 장시간 촬영실에서 근무하는 의료기사도 소음 때문에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홍익병원에 설치된 '밴티지 갈란' 으로 검사를 하는 모습.
홍익병원에 설치된 '밴티지 갈란' 으로 검사를 하는 모습.

곧이어 홍익병원이 새로 도입한 밴티지 갈란이 설치된 촬영실로 갔다. 의료기사가 가동을 시작하자 '퉁 퉁 퉁' 하는 소리가 규치적으로 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소리도 잦아들었다. 

마침 뇌검사를 하는 데 7분여만에 촬영이 끝났다. 기존의 MRI 장비로 할 때 평균 25분 정도 촬영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짧은 편이다. 촬영실 문을 닫은 상태에서는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촬영 시간을 크게 단축한 것도 밴티지 갈란의 장점이다. 예를 들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심장을 검사할 경우 기존 장비는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걸린다.

도시바에 따르면 밴티지 갈란에 적용된 심장검사 자동화 소프트웨어인‘CardioLine’은 최대 24개의 검사단면을 모두 자동으로 지정해주며, 최적화 된 환자 위치와 검사조건까지 설정해준다. 이를 통해 검사를 위해 장비를 조작하는 시간을 83% 정도 줄여줌으로써 빠른 심장검사가 가능하다. 기본적인 심장검사의 경우 20분 이내로 가능하다는 게 도시바의 설명이다.

밴티지 갈란에는 최신 비조영 검사기술이 적용돼 조용제 없이 혈관을 비롯해 뇌졸중, 뇌경색 등 허혈성 병변 평가를 위한 뇌 관류검사도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MRI 검사도 가능하다.

밴티지 갈란의 또다른 특징은 환자가 위치하는 촬영 공간이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훨씬 넓다는 점이다. 벤티지 갈란은 환자가 촬영시 위치하는 검사 구경의 지름이 71cm다. 체격이 크거나 비만이 심한 환자도 불편함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충분히 확보된다.

285병상을 운영하는 중소 종합병원인 홍익병원은 심뇌혈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벤티지 갈란 도입을 계기로 심뇌혈관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특히 뇌혈관 질환 분야를 더 특화할 계획이다.

라기혁 홍익병원장은 "벤티지 갈란은 영상의 질이 뛰어나고, 기존 장비와 비교해 소음을 크게 줄인 건 물론 검사 구경이 넓어져 폐소공포증이 있는 환자도 보다 편안한 상태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환자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병원 입장에서 밴티지 갈란이 이런 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장비라고 판단해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라 병원장은 "심혈관질환의 중재적 시술도 많이 하고 있다. 벤티지 갈란의 도입으로 진단 정확도가 높아지고 의료서비스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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