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짧게 남은 주사제 처방이 잘못인 것처럼 보도돼...질병관리본부 관계자 "인터뷰 일부만 인용해 생긴 오해"
식약처 "유통기한 내 제품은 안전성·유효성 문제없어"

JTBC 관련 보도화면 갈무리.
JTBC 관련 보도화면 갈무리.

[라포르시안]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비인후과의원에서 항생제 주사를 맞고 해당 부위 피부괴사 등의 이상반응을 보인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사건이 주사제 유통기한 논란으로 불통이 튀면서 해당 제품을 공급한 제약사와 의료계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발단은 JTBC가 지난 11일자로 보도한  <유효기간 5일 남은 주사약까지…'피부괴사' 논란 확산>이라는 기사에서 비롯됐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JTBC는 이 기사를 통해 "취재 결과 주사약이 유통기한을 닷새 남긴 때까지도 계속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같은 처방은 예외적인 것이다'고 지적하며 이형민 질병관리본부 의료감염관리과장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이 과장은 "유통기한이 6개월 미만으로 남거나 그러면 통상적으로는 약제를 반품하거나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보도된 이후 의사들은 유효기간이 6개월 남은 주사제는 다 반품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두고 논쟁이 붙었다. 특히 유통기한 내 제품을 사용했음에도 마치 유통기한을 짧게 남겨놓은 제품을 사용하는 게 병원의 잘못인 것처럼 표현한 것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주사제 제품의 유통기한 관련한 문의 전화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본부 이형민 의료감염관리과장은 인터뷰 내용이 짧게 편집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형민 과장은 지난 12일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인터뷰 내용의 앞뒤가 잘리고 중간만 인용이 됐다"며 "기자가 유통기한이 짧게 남은 약제가 납품된 사실을 확인하고 설명을 요구해서 나온 얘기다. (유통기한 관련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의사들은 이번 주사제 이상반응 발생 원인이 삼진제약에서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주사제를 납품했기 때문이라는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된 주사제 제품을 공급한 삼진제약 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서초구의 한 의사는 "근육주사 이상반응 발생의 원인은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주사제 제품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진제약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삼진제약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부도덕하게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매도되고 있는데, 제품을 판매하면서 유통기한을 반드시 공지하고 있다"며 "당시에도 재고가 그것밖에 없어서 유통기한을 공지하고 판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 쪽에서 환자들이 통증이 적어서 선호한다며 주문해 가져다준 제품이다. 일이 이렇게 흘러갈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단 해당 주사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대변인실 김강현 주무관은 주사제 유통기한 논란에 대해 "우리는 유통기간 범위 내에 있는 제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다고 본다"며 "해당 주사제 제품 관련해 제조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주무관은 "제품을 가져다가 무균실험을 했더니 적합으로 나왔다. 또 해당 제품의 성분으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보고된 사레는 국내외를 통틀어 한 건도 없다"면서 "그래서 제품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맺고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주사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형민 질병관리본부 의료감염관리과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약품 자체 오염, 주사제가 분만이어서 녹여 쓰는 용수 오염 가능성, 의료기관의 약품 관리 문제, 주사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오류 등 4가지 정동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어느 쪽에도 경중을 두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승재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환자한테서 떼어낸 검체의 역학조사를 의뢰받아 배양검사를 하고 있는데, 가장 처음 의뢰받은 검체를 배양하는데도 2개월가량 걸린다"며 "해당 균이 느리게 자라고 잠복기가 긴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원인추정을 하는데)빨라야 1월 말쯤으로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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