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개최된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영국의 아동병원인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GOSH)'과 NHS(National Health Services)를 형상화한 개막식 공연의 한 장면.

영국 의료 시스템인 국민건강서비스(NHS)가 부실해 매년 수만명이 죽는다고 제레미 헌트 보건장관이 5일(현지시간) 말할 예정이라고 일간 더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한 병원에서 수년간 환자 수백 명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죽었다는 조사 보고서가 최근 공개돼 NHS는 도마 위에 올라 있다.

헌트 장관은 하원에 출석, 영국이 유럽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 분야에서 뒤졌다면서 이 때문에 3만명이 일찍 죽는다고 말할 예정이다.

그는 NHS가 효과적으로 질병을 예방하지 못한 탓에 많은 이가 사망했으며 치료 수준 역시 최고에 못 미칠 때가 잦다고 설명한다.

헌트 장관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뒤처졌다. 의료 시스템을 개혁해 형편 없는 성과를 뒤엎겠다"고 밝힐 계획이다.

그는 이어 심장 질환, 암, 뇌졸중, 호흡기 질환, 간 질환 등 5대 질병에 대응하는 행동을 촉구할 예정이다.

보건부는 영국에서 5대 질병으로 사망하는 75세 이하 환자가 한해 15만명이라며 영국이 스웨덴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갖추면 이들 가운데 3만명은 살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

환자협회의 캐서린 머피 회장은 "사는 지역에 따라 예방, 진단, 치료 수준이 달라 치료할 수 있는 상태의 환자들이 죽는 일이 발생한다"면서 해결책으로 "조기 검진과 더 조직적 치료"를 강조했다.

한편 NHS의 생산성이 매우 부진하다고 진단한 보고서가 나왔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보건 정책을 분석하는 너필드트러스트는 보고서에서 NHS 인력이 감소하고 있으며 1차 진료기관인 GP 진료소는 이전보다 환자에 쓸 돈을 적게 받는다고 지적했다.

또 NHS 단체, 특히 신탁 병원이 점점 늘어 재정난이 생긴다면서 민간투자(PFI)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어 의료서비스를 경쟁에 노출했더니 노동 생산성이 올라가지 않고 오히려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NHS는 2010∼2011년과 2011∼2012년 사이 직원 2만9천명을 감축해 10억파운드(약 1조6천억원) 넘는 돈을 아꼈다.

하지만, 영국의사협회의 마크 포터 회장은 효율성을 위해 의료의 질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