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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대론 2022년 10만병상 목표 달성도 불가능"2018년 전 병원으로 확대 계획 이미 공수표...노동환경 개선·인력기준 상향 조정 등 시급

[라포르시안] 원래 목표는 2018년까지였다. 보건복지부는 가족간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입원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취지로 2013년 7월부터 '보호자 없는 병원 병원'(포괄간호서비스, 이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명칭 변경)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자 참여 의료기관을 확대하고, 2018년부터 전체 의료기관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병원내 감염관리 차원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

그런데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를 위해 필수적으료 요구되는 간호인력 수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병원들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운영에 필요한 간호인력을 제대로 확충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운영을 위해 간호사 확충에 나서면서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인력이 대거 빠져나가는 문제까지 초래하고 있다.

환자들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 대한 실망이 크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이용하면 간병비 부담도 크게 덜고, 적절한 간호간병 서비스를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기존 병동과 다를 바가 없다는 불만도 높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입원 환자의 중증도가 제각각이라 지금의 간호인력 기준과 맞지 않을 때가 많다. 심지어 호스피로병동으로 가야 할 환자마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입원한다보니 현장 간호인력의 노동강도는 세진다.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지자 복지부는 2018년 전 의료기관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재검토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2022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을 10만병상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자·보호자 가장 많은 민원이 '보호자 상주'라는 점은 아이러니"

지난 6일 오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권미혁·기동민 국회의원 공동주최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실태 조사 발표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산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의료산업노련 이루 정책실장은 지난 9~10월 2개월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 4개 병원의 간호간병 인력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의료산업노련이 실시한 병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중 약 65%가 비정규직 신분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간호인력이 감정노동의 피로도를 호소했다.

직장 만족도의 최하점을 기록한 두 영역은 휴게 시간과 육체 피로도로 집계됐다. 식사시간과 휴게시간을 포한해 20분도 채 못되는 시간이 병원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실정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산을 위해서는 간호인력 충원, 비정규직 문제 개선, 주먹구구식 운영지침 체계화, 환자 재원일수 관리, 환자 및 보호자 대상 통합서비스 인식 재고를 위한 홍보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료산업노련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노동환경 개선과 인력기준 상향 조정 ▲중증도와 진료과를 고려한 인력기준 조정 ▲간호조무사 인력 증원 ▲정규직 채용 의무 ▲재원일수, 재원대상 선정, 전실 기준 원칙 마련 ▲대국민 선전 홍보 ▲업무 조정 및 교육 ▲환경 시설 개선, 감염관리 준수 ▲인력확보를 위한 노동자 직접 보상 체계 마련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적으로 통합서비스 제공 대상 환자의 중증도와 진료과를 고려한 인력기준 조정이 필요하다.

이루 의료산업노련 정책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산을 최종 목표로 한다면 인력기준 상향 조정은 필수이며, 노동환경, 특히 노동시간과 업무강도 개선 없는 간호인력 수급 대책은 가능하지 않다”라며 "대부분 병원에서 “중증도 3,4군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인력기준을 전제로 통합서비스 확산시 중증도에 따른 노동강도 하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하며 인력기준 상향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정책실장은 "중증도가 올라갈수록 간호인력의 업무와 노동강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일률적으로 형성돼 있는 간호인력 기준에 따르면 병원, 진료과, 중증도에 따라 노동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할 것이므로 진료과와 중증도에 따라 인센티브와 인력상향을 전제로 인력기준 조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을 대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취지와 목적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정책실장은 "통합서비스 제도의 취지에 간병문화 개선이 포함돼 있지만 그릇된 간병문화 개선과정에서 일부 부작용과 피해를 현장 노동자들이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다"며 "통합서비스 입원을 선택한 환자 보호자의 가장 많은 민원이 보호자 상주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충분한 인력확충 없이 간호 간병통합서비스 확대만 집중"

실태조사 발표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산을 위해 인력기준 상향 조정과 인력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간호사 인력 중심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간호조무사와 간병인력을 더 투입할 수 있도록 인력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가 시작된 원래 목표는 ‘간병서비스 제도화를 통해 보호자가 병동에 상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이런 서비스를 간호사가 주로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를 반영하느라 간호사 비율을 높이고 간호조무사와 간병인력 비율을 낮춘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인력배치 기준은 중장기적으로 이뤄야 할 목표이지만, 이보다 간호조무사와 간병인력을 더 투입할 수 있는 기준을 추가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은 간호인력 수급 상황에서는 정부가 약속한 2022년 10만병상 확대도 힘들다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올해 10월 현재 급성기병원 1556개소 25만 병상 중에서 374개 병원 2만5,000병상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참여하고 있어 병상 기준으로는 10%에 불과하다"며 "임상간호사 인력이 OECD 평균의 3분의 2에 불과한 현실에서는, 현재의 간호배치 기준을 고수하는 한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2022년 10만병상의 목표조차도 달성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산을 위해 간호사 인력기준을 제대로 달성하는 의료기관에 충분한 보상을 하고, 그러한 인센티브가 간호사에게 직접 지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순림 대한간호협회 제1부회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일반병동보다 높은 인력기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업무가 과중하고 인력증원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인력기준 상향을 통한 충분한 인력확충 없이 간호 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만 집중하면 제도의 목적 중 간병부담 해소는 일부 달성할 수 있겠지만 의료서비스 질은 저하됨에 따라 본래 정책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 부회장은 "간호사 인력기준을 제대로 달성하는 의료기관들에게는 간호사 확보수준에 따라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며, 동시에 높은 강도의 간호사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협회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간호 간병통합서비스를 통한 인센티브가 간호사에게 직접 지급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환자와 보호자의 인식개선도 시급한 개선사안으로 꼽았다.

그는 "일부 환자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마치 VIP 병동 수준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급성기 환자 대상의 팀간호 모형으로 설계된 것으로 VIP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며, 설령 제공한다고 해도 현재의 인력기준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이 같은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시 1대1 사적간병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산을 위해 간호인력 확충을 위한 인건비 지원 확대 등을 검토 중이다.

정경실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인건비 처우개선을 중심으로 인센티브 재설정 연구 계획에 들어갈 예정이며, 수가반영도 계획 중”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모형이나 간호인력 배치기준을 상향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의료취약지 병원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운영할 경우 제공하는 처우개선 수가가 제대로 간호사에게 지급되는지 조사도 이뤄진다.

고영 건강보험공단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추진단장은“인력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간호사 배치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며 "병원들이 시설, 장비투자를 해야 한다. 처우개선 수가가 실제 병원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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