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은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을 계기로 지난 8월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출범했다.
서울대병원은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을 계기로 지난 8월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출범했다.

[라포르시안] 서울대 의과대학 신임 학장으로 신찬수 교수(내분비내과)가 유력한 가운데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논란 당시 진료부원장 전력을 이유로 그가 의대학장직에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고 백남기 농민 사망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는 5일 성명을 내고 "신찬수 교수가 서울대 의대 학장으로 임명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인의협 특별조사위는 "지난 6월 15일 서울대병원은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공식적으로 정정했지만 한 환자의 객관적인 사망원인을 정권에 따라 수정하는 서울대병원의 태도는 대한민국 의료계의 지울 수 없는 수치이자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라며 "이 사건의 당사자인 서창석 원장, 백선하 교수는 아직도 자신의 지위를 잘 유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당시 진료부원장이었던 신찬수 교수는 서울의대 학장이 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조사위는 "작년에 백남기 농민의 의무기록을 검토하면서 무의미한 연명처치 끝에 사인이 병사로 조작되기까지 신찬수 교수가 진료에 개입한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신찬수 교수가)백남기 농민을 병사로 위장하기 위해 진료부원장으로서 안간힘을 썼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의대가 신찬수 교수를 학장으로 임명한다면 지난번 사망진단서 논란 관련한 사과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관련 기사: 서울대병원, 故백남기 농민 사인 '외인사'로 수정..."국민께 죄송">

특별조사위는 "서울대병원은 사망진단서를 정정하며 사과했지만 그 사과를 하게 만든 당사자 중 한명을 학장으로 임명한다면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전문가로서의 양심을 포기하고 권력의 총애를 바란 교수가 의료계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의과대학생들을 가르치는 학장이 될 수 있다는 현실에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한편 신찬수 교수는 지난해 6월 초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취임한 직후 내부 인사에서 진료부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지난해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의혹 등으로 서울대병원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진료부원장에 임명된 지 6개월 만인 작년 12월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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