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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 95% 넘는데도....왜 수두 환자는 계속 급증할까?올해 11월 현재까지 6만5천명 넘어서면 역대 최고치..."돌파 감염 비율 높아...접종횟수 2회로 늘려야"

[라포르시안] 법정감염병인 수두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수두 예방백신이 국가예방백신 사업에 포함돼 높은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2~3년 간의 환자 수가 4~5만명에 달할 정도다.

올해는 이미 6만명을 넘어서면서 지난 2005년 제2군감염병으로 지정돼 환자발생 현황을 집계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수두 예방접종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웹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28일 현재까지 신고된 수두 환자는 6만 5,837명에 달한다. 올해 11월 들어서만 신고된 수두 환자수가 9,15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두 환자가 가을철인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발생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환자수가 7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두 환자 발생 수는 2005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감염병웹신고시스템을 통해 환자 신고접수를 받은 이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연도별로 환자 수를 보면 2005년 1,934명에서 2006년 1만1,027명, 2007년 2만284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했고, 2011년 3만6,249며으 2012년 2만7,763며으 2013년 3만7,361명 2014년 4만4,450명, 2015년 4만6,330명, 2016년 5만4,060명으로 늘었다.

연도별로 보고된 수두 환자 수. 표 출처: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웹통계시스템

수두 환자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의료계를 중심으로 예방백신 접종 횟수가 적정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수두 예방백신 접종은 생후 12~15개월의 모든 소아를 대상으로 1회 접종을 원칙으로 한다. 여기에 선택적으로 수두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소아로 정기접종 시기를 놓친 만 13세 미만 연령대는 1회의 따라잡기 접종을, 만 13세 이상은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권고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2013년 출생아를 대상으로 백신별 접종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수두 백신의 접종률은 97.5%에 달했다. 이처럼 높은 접종률을 감안하면 수두 환자 발생 건수는 이상하리만큼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수두 백신의 예방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백신 접종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수두 백신의 항체생성율은 다른 백신에 비해 낮은 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두백신의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2012년 ‘수두백신 효과평가 임상시험 기획연구’를 실시한 결과, 시중에 유통 중인 수두백신의 ‘항체생성률’은 약 77~82%로 나타났다.

의료계는 다른 백신에 비해 수두백신의 항체생성률이 떨어지다보니 백신 접종 후에도 수두에 감염 되는 '돌파 감염(breakthrough infection)’비율이 높은 점을 환자 발생 급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돌파 감염을 줄이기 위해 2006년 6월부터 12개월에서 12세의 건강한 소아에게 수두 백신을 2회 접종(12~15개월에 1차, 만 4~6세에 2차 정기 접종)하도록 변경해 권장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국내 소아청소년과에서도 수두 백신 기본접종을 2회로 권장하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예방접종 사업의 수두 백신 정기접종 횟수는 1회를 원칙으로 한다. 그 이유는 2회 접종의 비용대비 효과가 아직까지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예방접종사업에서 수두 백신 정기접종을 1회에서 2회로 늘렸을 때 돌파 감염 비율을 얼마나 낮추고, 그로 인해 늘어나는 접종 비용만큼 사회경제적 이득이 발생하는지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

그러나 수두 백신 접종자의 돌파 감염 비율이 높아지면서 백신 효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국가예방접종신 정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보건당국, '수두 예방접종 효과평가 연구' 통해 접종횟수 변경 근거 마련 추진

의료계에서는 수두 백신 접종횟수를 2회로 늘리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12개월-12세의 모든 소아에게 수두 백신을 2회 접종하는 스케줄을 우리나라에 시급하게 도입하는 것보다는 수두 백신 2회 접종의 필요성, 이점 및 비용 효과 등을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수두 환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 12~15개월에 1차 접종 후 4~6세에 2차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MMR(홍역, 유행성이하선염, 풍진) 백신 접종을 할 때 수두 예방접종을 동시에 받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된 MMR 백신을 생후 12~15개월과 만 4~6세에 각각 1회씩 접종하기 때문이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수두의 질병 중증도가 낮다고는 하지만 폐렴이나 뇌염 등의 심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수두 백신 무료접종을 하고 있음에도 해다마 이렇게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원인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 과장은 "수두백신 접종 효과와 관련된 연구를 보면 접종 수 3~4년까지 항체가를 유지하고 그 이후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결과를 보인다"며 "때문에 1회인 수두 백신 접종 횟수를 2회로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런 추세로 수두 환자가 늘면 나중에 대상포진 발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두와 대상포진 모두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가 원인 병원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두에 걸린 사람 중 약 30%에서 일생 동안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마 과장은 "수두 환자가 이렇게 증가하면 나중에 대상포진 발생이 우려된다"며 "이런 측면에서도 수두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도 수두 백신접종 횟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올해부터 '수두 예방접종 효과평가 연구'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에 걸쳐 장기지속과제로 추진된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국가예방접종으로 생후 12~15개월 소아를 대상으로 수두 백신 1회 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며, 접종률 97% 이상(2012년 출생아 기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두 신고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수두 예방접종 효과, 백신별 효과차이, 접종횟수 등에 대한 논란은 지속 제기되고 있어 관련 원인 분석 등을 통한 국가예방접종사업 및 수두 관리 전략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연구 목적을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선 1차년도인 올해 국내 수두 백신 접종자에서의 돌파감염 발생률, 중증도 등 평가 계획을 수립한 후 2차년도인 내년에 수두 예방접종의 효과를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2차 접종 필요성과 접종시기 변경 등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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