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다학제 연구팀서 개발...재난 발생 후 시기별 대응지침 제시

포항시가 지진 피해 이재민 대피소에 설치한 보온 텐트. 이미지 출처: 포항시청 페이스북 페이지.
포항시가 지진 피해 이재민 대피소에 설치한 보온 텐트. 이미지 출처: 포항시청 페이스북 페이지.

[라포르시안]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재민의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신건강 서비스 지침이 개발됐다.

경희의료원(의료원장 임영진)은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를 개발책임자로 정신의학, 예방의학,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사회복지학, 간호학, 임상심리학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연구팀이 2년간의 작업을 통해 ‘한국형 재난 정신건강지원 지침’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15년 동안 발표된 해외 주요 논문 자료와 재난 현장 경험을 바틍으로 전문가 합의 방식을 통해 재난 정신건강지원 지침을 개발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재난이 발생하면 구조 및 복구 등 물리적 후속작업과 함께 재난민의 정신건강 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신건강 전문가를 위한 재난 정신건강지원 지침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에 개발된 지침은 세월호 참사 이후 높아진 정신건강서비스 지원의 인식을 기반으로,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구성된 재난충격회복 연구협의체 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한국형 재난정신건강지원 지침은 ▲재난 발생 전 준비단계 ▲재난 직후 초기 대응(발생~1주 이내) ▲재난 후 조기 대응(1주일~1개월) ▲재난 후 1~3개월의 대응 ▲재난 발생 3개월 이후 대응 등 각각의 시기별로 구분해 대응지침을 짰다.  

지침에 따르면 재난 직후 초기에는 정신건강문제에 대한 정보와 대응방법을 안내하는 웹사이트를 구축해 가동하고, 핫라인을 개통해 훈련된 전문가가 지지적 상담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신체적 곤란, 심리적 곤란, 시급하게 해결할 일 등 현재의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간단한 항목별 질문지를 사용한다. 이 때 대상자들이 평가로 인해 심적 고통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지지적이면서 적합한 면담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개발 책임자인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재난 발생 후의 시기를 응급기, 초기, 중기, 장기로 구분해 시기별로 필수적인 정신건강 서비스 틀을 공유하고 국내 상황에 맞는 일관되고 연속적인 서비스 근거를 제공하고자 지침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부터 ‘포항 현장심리지원단’에 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나주병원, 국립공주병원, 국립춘천병원 등 5개 국립병원의 정신과 전문의와 정신건강간호사 등 의료진 19명을 추가로 확충해 재난 트라우마를 겪는 이재민 대상 심리지원을 강화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이후 국립부곡병원, 경북·포항 남·북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정신과전문의 및 정신건강전문요원이 ‘포항 현장심리지원단’을 꾸려 이재민 대피소 등 현장에서 주민들의 지진 트라우마 예방을 위해 심리 지원을 수행 중이다.

현재 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은 여진 불안감과 집에 대한 걱정, 불편한 잠자리 등으로 불안감, 답답함, 불면증 등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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