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사진 사용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관련 신문광고도 비난 사...의료계 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커져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의 대국민 홍보물이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주장을 비판하는 웹툰 및 신문광고가 '국민 정서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1일 의협 등에 따르면 비대위는 최근 회원들에게 발송한 특보에 문재인 케어를 비판하는 웹툰을 실었다.

그러나 이 웹툰을 그린 이가 윤서인 작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 안팎에서 비난과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윤서인 작가는 온라인 상에서 세월호 참사를 지진에 비유하거나 '단원고'라는 단어로 말장난을 해 논란을 일으켰고, 심지어 위안부 소녀상을 비하하는 표현 등으로 구설에 오르내렸던 인물이다. 

의협 특보에 실린 윤서인 작가의 웹툰(왼쪽)과 포항 지진을 배경사진으로 쓴 광고물(오른쪽)
의협 특보에 실린 윤서인 작가의 웹툰(왼쪽)과 포항 지진을 배경사진으로 쓴 광고물(오른쪽)

의협 비대위는 윤서인 작가와 주 1회씩 웹툰을 싣는 조건으로 3개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윤씨가 한 보수매체에 실었던 만평을 그대로 특보에 옮겨 실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의협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 물의를 일으켜 대신 사과드린다"며 진화에 나섰다. 

회원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서울 성동구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A원장은 "비대위가 드디어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 가기로 작정한 것 같다"면서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최소한의 사회성이 있어도 저런 결정은 하지 않는다', '비대위가 의사들의 주장을 관철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의사에 대한 여론이 엄청 악화될 것 같다'는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작가의 정치적 성향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치현 비대위 대변인은 "윤서인 작가의 정치적 성향이나 그간 언행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작가의 정치적 성향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의료계에 좌우는 없다. 현 이슈에 대해 환자, 그리고 국민을 좀 더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그런 작가라서 같이 일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비대위의 대국민 홍보가 논란이 된 건 또 있었다.  

최근 비대위가 일간지에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비판하는 광고를 실으면서 배경 사진으로 포항 지진 때 심하게 파손된 포항시의 한 필로티 건물 사진을 쓴 것을 두고도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의사는 "어떻게 포항 지진 사진을 배경으로 광고를 할 수 있는지 경악스럽고 한심하다"며 혀를 찼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도 "이건 좀 아니지 않느냐"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안치현 비대위 대변인은 "포항 지진을 이용하거나 조롱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방치하는 것은 안 된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오는 12월 1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리는 '문재인 케어 반대' 궐기대회의 장소를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집회 장소가 협소한 데다 앞서 보수단체들이 주로 집회를 하던 장소이다보니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대한문 앞 광장은 이른바 '태극기 부대'가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집회를 여는 곳인데, 그들과 집회가 겹치면 의사들의 집회도 마치 태극기 부대 집회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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