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도의사회, 12월 10일 집회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어떤 구호와 명분으로 설득할 건지 애매"

지난 7일 경기도의사회 비대위 발대식 참석자들이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7일 경기도의사회 비대위 발대식 참석자들이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라포르시안] 의료계가 빠르게 대정부 투쟁 체제로 조직을 전환하고 있다. 오는 12월 1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문재인 케어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의사회는 지난 7일 저녁 9시 회관에서 의협 중앙비상대책위원회 산하 경기도 비상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경기도의사회 비대위는 현병기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의사회 임원과 시·군 회장 등 46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발대식에서 "비대위는 문재인 케어에 반대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면서 "시군의사회와 반모임, 인터넷 홈페이지, 문자메시지를 통해 1만8천 경기도 의사회원들의 투쟁 동참을 독려하고 12월 10일 전국의사 궐기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현병기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유독 우리나라만 의사라는 직업이 공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의사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정부가 선전하는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건강보험 제도를 떠받치고 있는 떳떳한 한 축"이라며 "잘못된 제도와 사회 분위기를 뜯어고칠 수 있도록 비대위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필수 의협 비대위 위원장은 최대집 투쟁위원장이 대신 읽은 축사를 통해 "12월 10일 예정된 전국의사 궐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경기도의사회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의료계가 뜻을 모아 이 대회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필수 위원장은 전남도의사회 비대위 발대식 참석 때문에 이날 행사에는 불참했다. 

이보다 앞서 경남, 울산, 충북 등은 비대위 발대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가장 많은 의사가 소속돼 있는 서울시의사회도 조만간 비대위 발대식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분위기로 봐서는 의료계가 빠르게 조직을 정비하고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12월 10일 집회에 의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투쟁 의지를 고취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의사회 한 관계자는 "회원들을 동원하려면 마땅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좀 애매하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법안은 김필건 한의협 회장이 탄핵을 당하면서 수면 밑으로 완전히 가라앉았고, 남은 게 '문재인 케어' 저지인데 그게 좀 애매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쪽에 어떤 구호와 명분으로 회원들을 동원할 것이냐. 지침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그쪽도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한 눈치"라며 "무조건 반대한다는 명분만으로 얼마나 동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내다봤다. 

집회 장소를 협소한 대한문 앞으로 정한 것을 두고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다른 의사회 관계자는 "대한문 앞 광장은 몇백 명이 모이기도 비좁은 공간인데 이런 장소에서 어떻게 전국의사 궐기대회를 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게다가 대한문 앞 광장은 이른바 '태극기 부대'가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집회를 여는 곳인데, 그들과 집회가 겹치면 의사들의 집회도 마치 태극기 부대 집회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12월 10일 집회가 비대위의 앞날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원동원에 실패할 경우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하면서 주도권을 다시 추무진 집행부가 쥘 수 있다는 얘기다. 

비대위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시도의사회장들과 일반 비대위원 간 갈등과 알력도 만만치 않고, 최근 '수가 현실화가 전제될 경우 정부와 협상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린 이동욱 비대위 간사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비대위가 오는 9일 오후 8시부터 보건복지부 서울사무소가 있는 국민연금관리공단 서울북부지역사무소 앞에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저지를 위한 철야시위를 계획해 놓고 인근 모텔의 대형 룸 3개를 빌려 농성자들이 중간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모텔집회' 구설에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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