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인체 가상세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과학기술부는 2일 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환자 특이적 세포의 대사 특성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체 가상세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상엽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인체 가상세포는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효소 반응을 컴퓨터에 재구성하고 실제 세포처럼 반응시켜 결과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질병의 발병원리 규명과 항암치료 등 치료약물의 표적을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에 활용되므로 정확한 예측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의 인체 가상세포는 표준화되지 않은 불명확한 정보(대사산물 및 유전자)를 사용하고, 인체 유전자 특성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가상세포 시뮬레이션의 정확도가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었다.

인체 유전자는 선택적 이어맞추기(alternative splicing)라는 과정을 통해 단일 유전자로부터 다양한 기능의 차이를 갖는 단백질 이소형(protein isoform)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메커니즘으로부터 나오는 정보가 기존의 가상세포 시스템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존 가상세포에 반영되었던 생물학 정보를 표준화하는 등 업데이트 작업을 하고, 단백질 이소형에 대한 정보도 반영했다. 

인체 가상세포 개발 과정 모식도
인체 가상세포 개발 과정 모식도

이 과정에서 겟프라 프레임워크(GeTPRA framework)라는 컴퓨터 방법론을 개발, 인체 가상세포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활용했다. 

겟프라 프레임워크를 통해 대사 유전자들로부터 생성될 수 있는 1만1,000개 이상의 단백질 이소형에 대한 대사 반응식과 세포 내 구획을 예측했고, 이들에 대한 정보를 인체 가상세포에 자동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인체 가상세포 시스템과 암 환자 446명의 생물학적 데이터를 이용해 446개의 환자 맞춤형 가상세포를 구축했다. 

이들 환자 맞춤형 가상세포들은 암 세포들의 대사와 항암표적을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인체 가상세포 시스템의 기술적 우수성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로 정교한 인체 가상세포를 이용해 맞춤형 환자의 가상세포를 구축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밀의료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환자 맞춤형 가상세포를 이용한 효과적인 약물 치료 전략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지(PNAS) 10월 24일자 온라인판에 'ramework and resource for more than 11,000 gene-transcript-protein-reaction associations in human metabolism'란 제목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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