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병원 노조, 파업사태 해결 위해 '을지재단 결단' 촉구..."직원들 고통 외면하고 외형 확대에만"

전국보건의료노조는 10월 26일 오후 1시부터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앞에서 파업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전국보건의료노조는 10월 26일 오후 1시부터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앞에서 파업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대전 을지대학교병원과 서울 을지대학교 을지병원의 파업이 17일째를 맞은 가운데 오늘(26일) 전국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와 서울지역본부는 을지대병원 앞에서 파업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보건의료노조 이날 결의대회에서 파업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양 병원의 실질적인 사용자인 을지재단의 결단을 촉구했다.

양 병원 노조 조합원들은 결의대회에 이어 거리행진을 하며 '임금격차 해소하고 사람에게 투자하라', '비정규직 철폐하고 환자안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보건의료노조가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 조합원 5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양 병원에서 근로기준법과 모성보호 관련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등의 노동관계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관련 기사: 을지대병원·을지병원 파업 16일째..."노동법 위반 수두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사바늘찔림 사고를 당한 환자와 직원에 대한 감염검사를 병원이 부담하지 않고 개인에게 부담시키거나 체온계 등 고장이 나면 간호사 사비나 병동 회비로 구입하고, 사무용품을 직원이 월마다 낸 회비로 구입한다는 조합원들의 증언도 나왔다.

열악한 처우 문제를 놓고 직원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을지재단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수원시 영통구에 종합병원 설립 부지를 매입하고, 의정부을지병원 신설 등의 외형 확대를 추진하는 데 따른 불만도 높다.    

노조는 "저임금구조와 낮은 인건비 비중, 낮은 임금인상률로 인해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각각 570억원과 422억원씩, 보유자금을 각각 2000억원과 278억원씩 비축하고 있다"며 "이처럼 막대한 보유자금과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이 적립되돼 있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격차해소분(을지대병원 35억 2615만원, 을지병원 26억 5800만원)을 해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자금 여력이 충분한 상황임에도 임금인상에는 소극적이면서 병원 신설 등의 외형확대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열악한 처우와 노동환경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을지옥'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병원의 한 직원은 "재단과 병원 사측은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라는 요구에는 성의있는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대형병원 신축을 위한 투자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병원 측은 "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과감하게 수용했으며, 쟁점 사안이였던 통상임금 인상분(2.7%)도 포함하지 않는 등 양보와 설득을 통해 합의점 도출에 노력했지만 노조는 병원 경영을 무시한 무리한 요구로 일관해 왔다"고 반박하고 있다. <관련 기사: 을지병원 “노조, 무리한 요구로 일관...명분없는 파업 단호히 대처” >

을지병원 이승진 원장은 최근 의료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노사가 공동으로 임금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2020년까지 타 병원과의 임금격차를 해소토록 노력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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