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산의회, 올해도 같은 날 다른 장소서 학술대회

지난 22일,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각각 학술대회를 연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왼쪽)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오른쪽)
지난 22일,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각각 학술대회를 연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왼쪽)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오른쪽)

[라포르시안] 산부인과의사회 내부 갈등 양상이 점입가경이다. 

이충훈 신임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이 직선제로 정관 개정을 해서 통합을 시도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관심사는 그게 아니라 이권'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22일 소공동 롯데호텔과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각각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산부인과의사회가 직선제를 하겠다고 해놓고 이번 추계 학술대회에 총회를 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정관개정 의지가 없다고 비난했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산의회는 보통 춘계때 정기총회, 추계때 임시총회를 열어왔다. 그런데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 임총을 열지 않고 임원 연석회의로 대체했다"며 "그들이 직선제로 정관을 개정할 마음이 있고 통합할 의지가 있다면 총회를 소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는 그쪽에서 진심으로 직선제로 정관을 개정하고 통합을 제안해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논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비난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정관개정을 위한 절차를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산부인과의사회 이충훈 회장은 "정관개정 작업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직선제 전환을 포함해 정관에 손볼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정관개정위원회를 먼저 가동했다. 이를 두고 직선제 의지가 없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았다. 

산부인과의사회 고광덕 고문도 "저쪽에서 왜 정관개정을 안 하느냐고 하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는 얼렁뚱땅 몇 사림이 구두회의를 해서 돌격대처럼 나가는 그런 단체가 아니다"면서 "절차를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쪽으로부터 무수한 소송을 당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관을 개정하더라도 직선제는 이르면 3년 뒤에나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 전 회장은 "신임 회장이 당선되었기 때문에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 즉 직선제 논의가 되더라도 빠르면 다음 회장 선거부터 직선제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충훈 회장은 "임기 3년을 고집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경석 대의원의장은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 건 원하는 의장과 회장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고광덕 고문은 "저들은 집권세력이 되겠다는 생각에 소송으로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산부인과의사회를 상대로 회장 선거 무효소송을 냈고, 산부인과의사회는 직선제산부인과를 상대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명칭사용을 금지하는 소송을 내는 등 양 쪽의 법정싸움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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