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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곳이 중심이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센터를 만들자고? 당신들을 못 믿겠다!강주성(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라포르시안] 지난 달 두 번을 보건복지부가 자리를 마련한 보건의료 분야 빅데이터 관련 간담회에 다녀왔다.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정보는 각 기관별로 분산되어 관리되고 있다. 가장 많은 곳이 당연히 건강보험 공단일 것이고 그 뒤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다. 이 외에도 질병관리본부나 보건산업진흥원 등 여러 정부 기관에도 각종 보건의료 정보가 존재한다. 매일매일 국민들이 이용하는 국립암센터나 다수의 국립대병원 등과 같은 많은 의료기관에 국민들의 의료정보가 어마어마하게 저장되어 있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각종의 의료정보가 매우 세세히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나라도 그리 많지 않다. 세계적 수준의 빅데이터인 것이다. 전 국민 주민등록번호 체계에다 출중한 정보전산통신기술까지 얹혔으니 아마 가히 세계 최고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정보는 그 수준만큼의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1월 OECD 보건장관회의에서도 보건의료의 빅데이터 활용문제가 주요 아젠다를 등장한 것처럼 여러 국가들이 보건의료 질 향상이나 보건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할 각종 전략을 짜고 있는 중이다.

흐름이 이러다 보니 그간 정부도 2년간 추진전략 수립을 위한 각종 연구를 한 후 올해 3월 관계 부처와 공공기관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무려 130여 명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해왔다. 하지만 그 내용을 더 뜯어보면 관련 학과의 대학 교수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사업을 하는 민간기업까지 망라되어 운영해온 것을 알 수 있다. 복지부는 빅데이터의 활용이 전 국민 건강 문제와 국가 의료정책 수립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공공 목적의 데이터 사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동안 복지부의 보건산업정책과에서 이 일을 담당한 것처럼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가장 강한 요구가 있는 집단은 정부보다 오히려 보건의료 사업을 하는 각종의 민간기업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러 분야의 정보보다 보건의료 정보는 단연 가장 민감한 정보 분야다. 개인의 의료 정보는 너무도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라 자칫 이의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개인과 사회에 끼치는 부작용이란 실로 엄청나다. 이렇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의료정보 관리를 매우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역시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한 각종 법으로 이에 대한 보호와 관리 구정을 엄격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제 속에서도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여 가공 생산한 것을 재식별화 작업을 통해 다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정보를 보호해야 할 기관이 오히려 개인정보를 사고 파는 등등 그간 여러 문제는 계속 발생되어 왔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데이터의 양은 훨씬 빠른 속도로 쌓이고 의료가 발달할수록 데이터를 분석하고 평가할 시기와 조건이 점점 더 짧아지고 복잡하게 되어 간다. 이에 정부는 작심하고 이를 밀어붙일 모양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각 기관과 병원 등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는 각종 보건의료 정보를 오가게 할 정보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관리할 주체로 소위 ‘보건의료 빅데이터 정보센터‘를 만들어 운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필요는 인정하면서도 관리의 문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신뢰가 바닥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 하에서 보건산업 자본의 강력한 필요와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게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관련한 정부 보고서의 모든 문건에 보건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서의 빅데이터 활용이라는 표현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좋다. 그러나 공공의료 영역에서 국민과 환자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미 언급한대로 “문제는 당신들을 못 믿겠다는 거야”라는 것을 불식시켜줘야 한다. 그간 만들어왔던 모든 정보들을 공개하고 기존의 추진단을 해산한 후 공공성에 걸맞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게 먼저다. 정부가 그간의 정보공개를 안하는 데 가당찮게 누구의 정보를 가져가겠다는 건가.

강주성은?

1999년 만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후 골수이식으로 새 생명을 찾았다. 2001년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약가인하투쟁을 주도했고, 한국백혈병환우회를 창립한 후 보건의료운동가들과 함께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를 만들어 적극적인 환자권리운동을 벌였다.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라는 책도 썼다. 현재 건강세상네크워크의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 중이다.

앞으로 본지 고정 필진으로 '아픈 곳이 중심이다'라는 코너를 맡아 보건의료 분야의 아픈 곳을 구석구석 헤집는 글을 실을 예정이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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