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분만실적 있는 의료기관 607개...10년전 비교해 반토막

[라포르시안] 분만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 수가 최근 5년 사이에 100개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의 영향과 함께 산부인과의 분만 기피를 부추기는 의료환경 때문에 임신·출산을 위한 보건의료 인프라 붕괴가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2016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분만실적이 있는 의료기관 수는 2012년 743개에서 2016년에는 607개로 136개가 줄었다.

연도별 분만기관 수를 보면 2012년 743개, 2013년 207개, 2014년 675개, 2015년 620개, 2016년 607개로 감소했다. 10년 전인 2006년 1,119개와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이 난 셈이다.

분만건수는 2012년 46만8,907건에서 2016년 40만4,703건으로 감소했다.

분만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 중에서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의원급 의료기관이다. 의원급 의료기관 중 분만실적이 있는 기관 수는 2012년 445개에서 2016년에는 313개로 132개나 줄었다.

자료 출처: 건강보험공단
자료 출처: 건강보험공단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가 계속 줄면서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와 군단위 지역간 분만인프라 형평성이 악화되고 있다. <관련 기사: 30km 거리 분만병원 찾아 운전대 잡은 39세 임산부…분만인프라 붕괴의 현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의 '임신·출산을 위한 인프라의 분포와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보면 임신·출산을 위한 인프라 접근성이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났다.

시·군·구 중심점을 기준으로 가장 근접한 곳의 분만 가능 인프라까지의 직선거리를 계산한 결과, 군 지역의 전국 평균 접근 거리는 24.1km로 시 지역(4.8km)과 비교해 약 5배 더 멀었다. 서울 시내에서 분만 인프라와의 평균 접근 거리는 1.1km였고, 광역시는 3.9km였다.

분만시설 감소는 고위험 산모와 고위험 신생아 증가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통계청의 출생 통계에 따르면 임신 37주 미만에 출생하는 조산아는 2004년 3.8%에서 2014년 6.7%로 늘었고, 출생 체중 2,500g 미만의 저체중아는 2004년 4.1%에서 2014년 5.7%로 증가했다.

특히 고령산모의 경우 임신중 고혈압성 질환, 임신성당뇨, 제왕절개 빈도, 조산빈도 등이 높은 고위험 산모이지만 이들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분만인프라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단순히 산부인과의사 숫자를 늘린다는 공공의대 신설이나 산부인과의사의 의견이 무시된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은 실패한 정책으로 더 이상의 예산낭비를 막아야 한다"며 "분만실은 기본 입원료만 산정할 수 있고 상급병실 차액, 간호등급을 산정할 수 없으므로 분만실을 특수병상으로 지정하고 정당한 수가를 신설하고, 고위험 임신의 집중치료를 위해 전문 인력과 시설, 장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적절한 수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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