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의원, 민간의료보험의 격차 실태분석...가입개수 소득 수준별 최대 6배 차이

[라포르시안] 소득 수준에 따라 민간의료보험 가입개수가 최대 6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강보험에서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보험료 대비 급여 혜택을 많이 받지만 민간의료보험에서는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소득계층별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16일 당 건강정치위원회에 의뢰해 작성한 '민간의료보험의 격차 실태분석과 정상화 방안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료패널 데이터(2011~2014년)를 이용해 민간의료보험 실태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의료보험은 소득수준별, 연령별, 종사자 지위별로 가입률, 가입개수, 월평균 지출 보험료, 수령률 등 모든 분야에서 격차가 발생했다. 

우선 2014년 기준 전체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은 1분위 37.4%, 5분위 95.2%로 소득이 높을수록 가입률이 높았다. 

전체 가구의 민간의료보험 가입개수도 1분위 0.94개, 5분위 5.74개로 소득 수준에 따라 최고 6배 차이가 났다. 

전체 가구 기준 민간의료보험 월평균 지출 보험료는 1분위 4만351원, 5분위 37만6,670원으로 9.3배 차이가 났으며, 미가입 가구를 제외한 가입가구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평균 월 보험료는 1분위 10만7,779원, 5분위 39만 5,670원으로 3.7배 차이를 나타냈다. 

소득계층 간 가구원 수의 차이를 바로잡아 분석한 결과 2014년 소득수준별 가구원 1인당 민간의료보험 가입 개수는 1분위 0.52개, 5분위 1.99개로 3.8배 차이가 났다. 

가구원 1인당 평균 월 보험료 지출은 1분위 2만1,942원, 5분위 13만5,622원이었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정규직 가구 가구원의 가입률은 86%, 비정규직은 76%, 기타는 72%였다. 

정규직은 1인당 1.9개, 비정규직은 1.58개, 기타는 1.34개 가입하고 있었으며 정규직은 월평균 13만8,208원, 비정규직 9만3,384원, 기타 6만9,094원을 보험료로 지출했다.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가구의 수령률은 1분위 8.0%, 5분위 22.8%였다. 

가입 개수 당 수령 개수를 비교하면 1분위 6.7%, 5분위 10.1%로 1.5배 차이가 났다. 이는 동일하게 보험료를 내더라도 고소득층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입 가구의 수령보험금 현황을 보면 1분위가 86,750원인데 비해 5분위는 62만7,985원으로 7.2배 차이를 보였다. 

연간 납입한 보험료 대비 수령보험금 비율을 보면, 1분위는 납입한 보험료의 6.71%를 수령 받은 반면, 5분위는 13.2%로 납입한 보험료 대비 보험금 혜택도 고소득층에서 높았다.

2011년을 제외하면 5분위는 연간보험료 대비 수령 보험금 비율이 평균보다 더 높고, 반대로 1분위는 평균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윤소하 의원을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에서는 2016년 기준 1분위의 보험료 대비 급여비는 5.27배지만 5분위는 1.13배였다. 

건강보험에서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보험료 대비 급여 혜택을 많이 받지만 민간의료보험에서는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더 적은 혜택을 받는 셈이다. <관련 기사: 보험료 10만원 내고 급여혜택 18만원 받아...건강보험의 ‘소득재분배 효과’>

윤 의원은 "국민건강보험은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민간의료보험은 오히려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령별 가입률을 보면 10세 미만과 50대가 84.6%로 가장 높았으며, 60대는 67.4%, 70대는 28.1%, 80대 이상은 4.5%로 급격히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민간의료보험 가입 개수도 50대가 1.93개로 가장 많으며, 60대 1.35개, 70대 0.4개, 80대 0.05개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급격히 감소했다. 

보험료는 40대가 월평균 12만9,235원으로 지출이 가장 컸으며, 70대는 1만939원, 80대는 1,276원에 불과했다. 

민간의료보험의 총규모 추정치는 2014년 기준 48조2,567억원에 달해 같은 해 국민건강보험료 수입 41조5,938억원(정부 지원 제외)보다 더 많았다. 

윤소하 의원은 "그간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보다는 민간의료보험에 국민건강보험의 부족한 보장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겨 왔다. 하지만 민간의료보험은 보완적 역할을 하기보다 비급여를 증가시키고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국민의료비 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특히 민간의료보험이 내재하고 있는 불평등적인 특성에 대해서는 고려 없이 정책이 시행됐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민간의료보험이 소득계층, 연령, 장애, 직종, 질환 등에서 격차가 크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보장범위 재조정 등 정상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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