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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권을 경제활성화 도구로 본 박근혜 정부… 文 정부도 다를 게 없다?일자리 지원 방안으로 건보료 체납 결손처분 기준 완화..."보편적인 건강권 확보 위한 정책 펴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9월 28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라포르시안] 정부가 재정을 통한 일자리·소득 지원 방안으로 건강보험료 체납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재정을 통한 일자리·소득지원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재정을 통한 일자리·소득지원방안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통해 주거·의료·교통·에너지 등 핵심 생계비를 경감토록 해 가계 가처분소득을 확충토록 하기 위한 정책이다.

정부는 의료와 관련해 건보료 체납에 대한 결손처분(납부의무 면제) 기준을 현행 '무재산ㆍ무소득자'에서 '무재산ㆍ연소득 100만원 이하'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건보료 장기체납으로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방치된 저소득층 중 약 20만명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그러나 6개월 이상 보험료 장기체납으로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방치된 인구가 400만명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이번 조치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경기활성화와 내수진작 차원에서 체납 건보료 탕감 정책을 추진했던 박근혜 정부처럼 새 정부가 일자리 지원이란 명분으로 건보료 체납 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건 보편적 권리로써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야는 지적도 나왔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최근 성명을 통해 "서울시 인구의 40%에 달하는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400만명이라는 복지사각지대의 건강권 위기는 엄중한 현실을 볼 때 이번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고,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름다운재단이 체납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민건강증진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건강보험 장기체납자(대표 납무의무자 기준)는 총 216만 세대에 달했다.

가구원 수를 적용하면 최소 405만명 이상이 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으로 건강보험 급여 제한을 받는 셈이다.

장기체납자 10명 중 6명(56.7%)는 월 5만원 이하 보험료를 내는 ‘생계형 체납자’였다. 전체 체납자 중에서 0~19살 미성년자도 4,709명에 달했다.

현행 건강보험법상 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하면 의료기관 진료와 약국에서 보험급여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이럴 경우 몸이 아파도 진료비 부담 때문에 의료이용을 하지 못하게 된다.

건강세상은 "1년에 100만원도 못 버는 빈곤층에 주목할 게 벌어들이는 소득에 비해 지출해야 되는 생계비가 많고 불안정노동에 따른 소득불안정이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의 근본 이유"라며 "4인 가구기준 최저 생계급여비가 월 134만원 가량이며, 이 또한 기초생활보장에 충분히 미치지 못한다는 수많은 비판을 고려하면 연소득 100만원 이하 결손처분 기준완화는 시혜적이며 납부의 형평성만을 강조하는 기존 정부의 태도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건보료 장기체납자들은 소액의 보험료 체납액도 청산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의료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고, 그러다 보면 건강이 악화돼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할 때 새 정부의 정책은 연소득 100만원도 없어 건보료를 내지 못해 체납하는 세대의 결손처분을 통해 부담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을 가지 못하는 국민이 없도록 보편적인 건강권을 확보하는 정책이어야 한다는 게 건강세상의 주장이다.
  
건강세상은 "내년 1월까지 체납보험료를 완납하면 체납 후 진료로 인한 부당이득금 면제하겠다는 대책이 매월 생활비로 생계를 어찌 이어가야할지 고민인 체납자들에게는 대책으로 와닿지 않는다"며 "실질적인 급여제한을 야기하는 부당이득금환수는 물론이고, 당장 본인부담금마저 낼 수 없는 생계형체납자들에게 건강권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국민의 건강권을 ‘일자리·소득지원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정부의 인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 건강권을 보편적인 권리가 아니라 경제진작을 위한 도구로써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거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민의 건강권 확보가 아니라 내수활성화를 명분으로 저소득층의 체납 건보료를 탕감해주는 정책을 편 바 있다. <관련 기사: 내수활성화 위해 저소득층 체납 건보료 탕감·노인정액제 개선 추진>

건강세상은 "건강권을 ‘일자리·소득지원방안’이라는 이름으로 그나마도 도움이 되지 못할 대책으로 내놓았다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기 그지없다"며 "문재인케어의 사각지대, 생계형 건강보험체납자 200만세대, 400만명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는 근본적으로 대책을 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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