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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갈등 단초 '국립한방병원 설립 타당성 조사' 억지 꿰맞추기?진흥원·한약진흥재단서 작성...평가기준 보면 공진초 부지 1순위로 선정될 수밖에 없어
jtbc 관련 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라포르시안] 서울 강서지역의 특수학교 신설 추진을 놓고 이에 반대하는 지역주민과 찬성하는 장애인 학부모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서구를 지역구를 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지난해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 국립한방의료원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면서 논란을 부추겼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김 의원의 이런 공약을 근거로 특수학교 대신 국립한방병원 유치를 강력히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실제로 김성태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립한방의료원을 건립해 강서를 한방의료 메카로 도약시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보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015년 10월 13일 강서구에 있는 허준박물관에서 주민 설명회를 열고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대한민국 최초의 국립한방의료원을 건립할 계획”이라며 "국립한방의료원을 유치하기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비로 2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6년도 예산에 국립한방병원 설립 타당성 조사비용으로 2억원의 예산을 편성·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작년 7~11월까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약진흥재단을 통해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복지부는 "이 조사는 한의공공의료서비스 활성화 및 한의보건의료 정책 지원을 위한 국립한방병원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국가 보건의료정책의 수단 및 한의약 공공의료 체계의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립한방병원 설립 가능성을 살펴보고, 설립에 따른 편익 및 기대효과에 대한 검증을 위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취지와 달리 진흥원과 한약진흥재단이 수행한 조사 보고서는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국립한방병원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진흥원의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보고서를 보면 국립한방병원 최종 검토후보지로 ▲강서구 가양동 공진초.공진중 학교부지 ▲강서구 방화동 공항고 학교부지 ▲강남구 수서동 수서역 북공영주차장 부지 ▲마포구 상암동 1548 ▲중랑구 신내동 중랑공영차고지 부지 ▲송파구 거여동 위례 택지개발사업지구 ▲경기도 고양시 고양삼송지구 등 모두 7곳을 제시했다.

7곳의 검토후보지 중 송파구 거여동 위례 택지개발사업지구와 고양시 고양삼송지구 등 2곳은 종합의료시설 용지이고, 공진초와 공항고 학교부지는 학교용지, 나머지는 주차장 부지 등이었다.

표 출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작성한 '국립한방병원 설립 타당성 조사' 보고서.

진흥원은 타당성 조사에서 국립한방병원 설립부지 선정기준으로 접근성, 인접성, 상징성, 부지가격, 사업추진 용이성, 적정부지 확보 가능 규모 등을 적용했다.

그 결과, 공진초등학교 부지가 접근성과 인접성, 상징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국립한방병원 건립 1순위 부지로 선정됐다.

조사 보고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우선 7개 검토후보지 가운데 공항고 학교부지 등 6개 후보지는 모두 '의료시설 도입이 가능'했지만 공진초 부지는 유일하게 '의료시설 도입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진초 부지는 지구단위계획상 의료시설 도입이 불가하고, '지구단위계획 변경 및 학교용지 폐지 후 조건부로 가능'하다고 진흥원은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진초 부지는 사업추진의 용이성 평가에서 3점 만점에 2점을 받았다. 마포구 상암동 부지는 의료시설 도입이 가능한 부지이지만 사업추진 용이성에서  이보다 낮은 1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공진초 부지는 사업의 상징성 평가에서는 7개 검토후보지 중 가장 높은 5점을 획득했다.

진흥원은 보고서를 통해 "주변에 기 조성된 한의 관련 인프라로 인해 상징성 및 면적의 적정성도 확보가능한 공진초 후보지는 서울의 서쪽으로 편중되어 있어서 서울의 각 지역 및 주변도시와의 인접성은 다소 미흡하지만 타 후보지 보다는 한방병원 입지로서의 상징적 측면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 흥미로운 건 국립한방병원 설립부지 선정기준 항목의 점수를 배정한 대목이다. 설립부지의 접근성, 인접성과 함께 상징성에 5점을 배정하고, 부지가격, 사업추진 용이성, 적정부지 확보 가능 규모 등에는 3점을 배정해 놓았다.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국립한방병원 설립부지를 검토하는 데 있어서 '사업추진 용이성'보다 '상징성(한방병원으로서의 상징적 위치)'에 더 높은 평가점수를 부여했다는 점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공진초를 1순위 부지로 선정하기 위해 하준박물관과 대한한의사협회 회관건물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평가기준 선정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심지어 진흥원은 조사 보고서의 결론에 "강서구 공진초 후보지의 경우 부지가격 및 사업추진의 용이성(도시계획)의 경우 협의과정을 통해 가능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분석해 놓았다.

그러나 이 보고서를 작성할 당시인 2016년 9월에 서울시 교육청이 '강서 지역 내 공립 특수학교 신설을 추진한다'고 행정예고를 한 상태였다.

진흥원은 서울시 교육청의 행정예고 사실을 확인해 놓고도 보고서에 "본 부지의 경우 현재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이 대체부지에 대해 협의 중이므로, 서울시 교육청이 대체부지를 최종 수용할 경우 현부지를 병원부지로 사용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분석했다.

복지부 "공진초 부지에 국립한방병원 설립 논의는 앞서 중단된 상태"

결국 이렇게 작성된 보고서는 공진초 부지 활용을 둘러싼 지역주민과 장애인학부모 간 갈등을 더 부추기는 원인이 됐다.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강서구주민 측은 이러한 복지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근거로 들며 국립한방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도 지난 5일 열렸던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주민 토론회에서 "의료복지나 역사적 의미 차원에서도 국립한방의료원 설립될 곳은 이곳(공진초 부지)이 가장 적격지라는 사실이 보건복지부 용역 결과에서도 이미 나왔다"고 말했다.

허지만 정작 복지부 내부에서는 국립한방병원 건립 사업 검토가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관계자는 "국립한방병원 설립 타당서 조사결과가 나온 이후 서울시 교육청 쪽에 공진초 부지를 어떻게 활용한 것인지 문의했고, 올해 3월 시교육청에서 공진초 터에 특수학교를 세울 예정이라는 입장을 공식 통보받았다"며 "이후에는 공진초 부지에 국립한방병원을 설립하는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진초 이외의 다른 부지에 국립한방병원을 설립을 검토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그와 관련해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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