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원(성북성심병원 원장, 대한기능의학회 회장)

대한기능의학회가 내달 3일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대강당에서 창립총회와 학술대회를 열고 본격 출범한다. 기능의학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의학의 새로운 경향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적 인자를 연구하고 정상적인 물질대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기능의학회는 기능의학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만성 난치성 질환에 적용하고 주도적으로 발전시켜보겠다는 취지로 창립했다. 이 학회 최낙원 회장(성북성심병원)은 "기존의 현대의학은 건강을 건강과 질환 두가지 관점에만 파악하지만, 기능의학에서는 건강, 기능적 이상(불건강), 구조적 이상(질환)으로 생각한다. 일종의 네비게이션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소개했다.최 회장은 대한보완통합의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보완통합의학의 발전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신경외과 전문의이면서 한의사 면허를 갖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 기능의학회 창립 의미는.

"지금 우리나라는 의료비 지출을 억제하면서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능의학회의 창립은 개인마다 맞춤화되고 체계적이고 전인적 접근을 통해 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기능의학의 과학적 기반을 튼튼히 다지는 역할을 할 것이다."

-기능의학이란 어떤 학문인가.

"인간의 기본적인 생화학적 과정은 누구나 공통되고 유사한 것이다. 기능의학은 개인마다 증상에 기반한 대사 저하나 이상을 발견하고 개인에 맞는 목표를 세워 부작용이 적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치료한다는 점에서 모든 의학의 기본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마다 맞춤화되고 체계적이고 전인적 접근을 통해 여러 증세들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의학이다.

― 기능의학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인가.

"미국의 경우 기능의학을 양산하기 위해 'naturopathic doctor'라는 새로운 자격을 갖고 대학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듀크대학 등 일부 대학에서는 관련 부서까지 만들어 과학적 근거를 갖고 기능의학을 연구, 검증,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국가보완대체의학센터, 국가보완대체의학자문회의, 백악관 보완대체의학정책위원회가 설립돼 국가적으로 이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국내에서 기능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인가.

"우리나라에서도 기능의학을 연구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기능의학을 수년간 임상에 적용해서 치료한 경험을 가진 의사들의 단체도 있다. 기능의학회가 바로 그것이다.기능의학회에는 다수의 대학교수와 개원의가 참여하고 있다."

- 기능의학과 기존 의학의 차이점은.

"기존의 현대의학은 건강을 건강과 질환 두가지 관점에서만 파악했다. 하지만 기능의학에서는 건강, 기능적 이상(불건강), 구조적 이상(질환)으로 생각한다. 또 기능의학은 질환의 증상만 억제하는 것이 아니고, 문제가 생긴 근본 원인과 메카니즘을 찾아 돌려놓는 것이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넘칠 때 바닥만 닦는 것이 아니고,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다."

-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저도 만성피로로 고생한 적이 있다. 기분도 우울해지고 스트레스로 잠을 자다가 깨는 일도 많아졌고 늦게 일어나게 되었다. 이런 경우 현대의학은 항우울제나 수면제를 처방한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 약에 의존하지 않을까, 무작용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사람들은 나람의 건강해지는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기능의학에서는 여러가지 모호한 신체기능 저하가 나타나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 나서고, 그에 따라 신체의 기능을 올리기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운다."

- 자칫 보완대체의학으로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보완대체의학은 서양의학 이외의 모든 전통의학과 민간요법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러나 기능의학은 정확한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진단을 하며 그 결과에 따라 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한다."

- 기능의학이 의료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나.

"기존의 서양의학적 접근과 함께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만성질환을 조기에 진단함으로써 질환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과학적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적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으며, 난치성 질환이나 만성질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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