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두경부암 권위자인 신동문(62) 미국 에모리대 의대 교수가 구강암 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성과를 냈다.

신 교수는 2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연구 시작 10년 만에 최근 구강 종양의 암 진행을 막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며 "두경부 의학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임상시험 결과를 포함한 신 교수의 연구 과정은 지난 19일 미국암연구협회(AACR)가 발행하는 의학 저널인 '임상 암 리서치'에 발표됐다.

협회는 이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신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혼합 약물이 구강암 전 단계 병소의 암 진행을 억제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가 개발한 약물은 암세포 증식을 일으키는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억제제인 엘로티니브와 염증과 통증 유발 효소인 콕스-2(COX-2) 억제제인 셀레콕시브를 혼합한 것으로,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능이 입증됐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구강암 진행 전 단계의 환자 7명에게 신약을 투여하고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생체검사를 실시해 조직 병변을 관찰했고 그 결과 이들 중 3개 조직 샘플에서 병소가 더는 발견되지 않았다.

나머지 4개 샘플 가운데 2개도 부분적으로 약효를 보였고 2개는 병소가 진전됐다.

신 교수는 "혼합 약물로 인해 일부에서 병소가 완전히 사라졌음을 발견한 것은 엄청난 뉴스"라며 "우리의 데이터로 증명된 원리대로라면 표적 치료제를 동원한 혼합식 화학적 예방 전략이 실제로 가능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신약이 몇몇 환자들에 부작용을 낳은 것과 관련해선 "암 예방은 단기간 치료로 달성되지 않는다"며 "대규모 시험을 하기 전에 약물의 안전성과 독성을 조사하는 한편 천연 혼합물 같은 독성이 덜하거나 전혀 없는 혼합 처방약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0년 미국 유학 길에 오른 신 교수는 세계적인 암 전문 병원인 텍사스주 휴스턴의 MD 앤더슨 교수와 피츠버그대 두경부암센터 소장을 거쳐 2003년 에모리대 의대 종신교수로 부임해 이 대학 암센터 부소장으로 재직해왔다.

의과학자로서의 연구 뿐만 아니라 종양 내과의사로서 환자 진료도 병행해 2003년, 2005년, 2007년 `미국 최고의사(The best doctors of America)'로 선정됐고 2008년에는 에모리대 암센터 개원 이래 두 번째로 특임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에모리대에서 두경부암 연구를 총괄하는 그는 2007년 자신의 연구 프로젝트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우수연구 특별프로그램(SPORE)으로 선정돼 1천25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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