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 두 제품에 지난 2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키트루다는 질병 진행이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PD-L1 발현율이 50% 이상, 옵디보는 PD-L1 발현율이 10% 이상인 경우 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폐암과 흑색종 등의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데, 폐암에 한해서 두 제품이 동시에 급여화가 이뤄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면역항암제는 1년치 약값이 1억원에 달할 정도로 높은 비용부담 때문에 대다수 암 환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번 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은 약값의 5%만 부담하면 된다. 연간 1억원에 이르는 약값 부담이 약 340~460만원으로 경감될 전망이다.

폐암은 국내에서 암 사망률 1위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1만7,000여명에 달하며, 폐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23.5%로 여전히 낮은 편이다.

키트루다는 암으로 투병 중이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복용 후 완치판정을 받으면서 유명세를 탄 제품이다.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작용기전의 기존 항암제와 달리 암환자의 면역기능을 강화하면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한다.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높은 생존율 개선 효과를 보였고, 기존 화학항암제에 비해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학항암제와 비교해 단순히 생존기간만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다시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삶의 질을 개선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비소세포폐암에서 1∙2차 치료제로 모두 사용 가능한 키트루다는 지난 2015년 3월 전이성인 흑색종 치료제로 국내 승인을 받았다. 올해 3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한국MSD 아비 벤쇼산 대표이사는 키트루다 급여와 관련해 “폐암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삶의 연장을 선물하게 됐다”며 “보건복지부, 과학계, 의료계 및 환자들과 협력해 가능한 빠르게 키트루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암세포가 있는 장기를 공격하는 1세대 화학항암제에서 암세포의 특정 타깃을 표적으로 공격하는 2세대 표적항암제를 지나, 이제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제지하는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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