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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공약과 다르다...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약속 어디로?[뉴스&뷰] 본인부담 50~90% 예비급여는 상한제 적용서 제외..."의료비 경감 효과 낮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9일 오후 건강보험보장강화 현장 방문으로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했다. 사진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라포르시안] 문재인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지난 9일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발표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발표한 건 처음인 듯 싶다.  

이번에 발표한 보장성 강화대책에는 임기 말인 2022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을 목표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추진하고, 고액 의료비로 인한 가계 파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소득층 중심으로 본인부담 상한제와 재난적 의료비 지원 제도화 등의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총 30조6,000억원의 재정이 추가로 투입된다.

그런데 오늘 발표된 보장성 강화대책 중 본인부담 상한제 관련 내용은 지난번 대선 때 문 대통령이 발표한 공약과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본인부담 상한제는 1년간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총액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했을 때 초과금액만큼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는 제도이다. 다만 연간 본인부담금 총액을 계산할 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항목에서 발생한 환자의 본인부담금만 적용하고, 비급여와 선별급여 등에 지출한 의료비는 제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소득분위 하위 50%까지는 현행 본인부담 상한 금액을 100만원까지 인하하고 비보험 진료를 급여화해 실질적인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가 마련한 보장성 강화대책을 보면 공약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현행 본인부담 상한액(2017년 기준)은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계층이 122만원, 2~3분위 계층이 153만원, 4~5분위가 205만원, 6~7분위 256만원, 8분위 308만원, 9분위 411만원, 10분위 514만원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소득수준에 비례한 본인부담 상한액 설정'에 따르면 내년부터 1분위는 80만원, 2~3분위는 100만원, 4~5분위는 150만원으로 낮춰 소득하위 50% 계층에 대한 건강보험 의료비 상한액이 연소득 10% 수준으로 인하된다.

당초 대선에서 공약한 내용은 소득 하위 50%까지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액을 도입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정부가 마련한 보장성 강화대책에는 4~5분위 계층의 상한액이 150만원으로 책정됐다.

<소득분위별 본인부담상한액> 표 출처: 보건복지부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본인부담 상한제 적용 대상에 예비급여가 제외된다는 점이다.

현재 환자에게 가장 큰 의료비 부담을 지우는 건 바로 비급여 진료비 항목이다. 정부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위한 중간단계로 도입하는 예비급여는 환자 본인부담이 50~90%에 달한다.

그러나 예비급여에 따른 본인부담금이 상한액 산정시 연간 본인부담총액에서 제외되면 그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인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를 통한 의료비 경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문재인 정부는 ‘건강보험 100만원 상한제’를 공약했지만 여러 가지 비급여는 물론이고, 법으로 인정받는 법정비급여, 선별급여, 임플란트 등이 연간본인부담금총액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실효성을 갖지 못한다"며 "본인부담 상한제를 실효화시킬 방안을 당장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본인부담 상한제 관련 공약.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제시한 본인부담 상한제 관련 공약. 당시에는 건강보험 적용 항목은 물론 비급여까지 포함해 환자 본인부담 금액이 연간 100만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며 훨씬 강력한 보장성 강화 대책을 제시했다.

참여연대는 본인부담금 상한제 개선안이 기대에 못 미치고, 실질적인 의료비 경감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9일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입장을 내고 "2012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본인부담금 100만원 상한제를 제안한 것과 비교해 지나치게 후퇴했다"며 "본인부담금 상한제 대상에서 선별급여, 전액본인부담항목, 임플란트 등을 여전히 제외하고 있고, 도입한다는 예비급여도 제외되는 것으로 보여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통한 의료비 부담 경감 효과는 높지 않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또한 본인부담 상한액이 연간 가구소득의 10%라는 수치는 본인부담금 상한제의 발전된 안이라 평가하기 어렵다"며 "사회보험을 운용하는 OECD 국가 대부분이 보장하는 상한제의 연소득 구간은 5% 수준을 넘지 않는다. 정부는 본인부담금상한제의 수치는 더 낮춰야 하며, 나아가 소득수준에 상관없는 100만 원 상한제를 실시해 국민들의 의료비 경감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비급여도 본인부담 상한제에 적용해야 실질적인 의료비 경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지난 9일 관련 논평을 통해 "비급여를 예비급여로 전환한다 해도 여전히 본인부담 50~90%는 과다하다"며 "예비급여 항목을 확대해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이번에 마련한 보장성 강화 대책이 공약을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득수준에 비례해 본인부담 상한액을 낮추는 동시에 한시적으로 시행하던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제도화 하면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비 경감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구성자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보건사무관은 "앞으로 예비급여를 통해 급여화 되는 항목이 늘어나면 상한제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이와 함께 4대 중증질환에 대해 한시적으로 시행하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제도화해 소득 하위 50%를 대상으로 모든 질환에 대해 비급여 등 본인부담을 연간 2천만원 범위 내에서 지원하게 되면 의료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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