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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거동 가능한 환자만 받거나 간병인 따로 고용"간호인력 부족으로 '포괄간호' 본래 취지 못 살려...환자·간호사 모두 불만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라포르시안]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담 간호인력이 24시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간병비 부담도 크게 덜 수 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도입하는 병원들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간호인력 부족으로 상당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서도 기존처럼 환자 보호자가 간병인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현장에서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운영에 따른 간호사 대상의 구체적 업무교육이 부재하고, 환자와 보호자는 기존 개인간병과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간호사의 서비스 제공에 불만을 갖고 있다.

정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를 통해 간병비 부담을 줄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강행하고 있어 의료현장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간호업무의 경우 3D 업종으로 불릴 만큼 워낙 임금과 근로조건이 열악해 이직률이 높은 편인데 수도권 대형병원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운영을 위해 간호사 확충에 나서면서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인력이 대거 빠져나가는 문제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정 간호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정부의 정책 추진 계획에 맞춰 형식적으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도입을 추진하는 병원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가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본래 취지를 살리기는커녕 환자와 병원, 간호사 모두에 부담만 안겨주는 제도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지난달 21일 보건의료노조 주최로 열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실태조사를 통한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에서는 의료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보건의료노조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을 운영하는 40개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동에서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가'라는 물음에 간호사의 40%가 타 병동으로 이동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중 '근무경력이 5년 이상'은 42.3%에 불과했다. 심지어 근무경력이 1년 미만인 간호사도 19.8%에 달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담보하기 힘든 상황임을 보여줬다.

실태조사를 담당한 보건의료노조 윤은정 정책국장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의 간호인력이 많이 증가됐다고 하지만 2년 미만의 신규 간호사 비율이 높아 실제 업무량과 노동강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게다가 많은 병원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에 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간호사에게는 구체적 업무교육이 부재하고 환자, 보호자는 개인간병과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 제도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주의료원 이규혁 간호사(보건의료노조 공주의료원지부장)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지침에 따른 교육을 실행하지 않다보니 60, 70년대 간호행위 시스템이 생기고 말았다"며 "간호사들은 본인이 무엇을 하는지조차 잘 모르고, 환자 요구대로 모든 것을 수행하면서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강한 업무강도에 노출되고 있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제 46회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5월 12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분야 50만개 일자리 창출'을 제안했다.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환자들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 대한 실망이 크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을 이용하면 간병비 부담도 크게 덜고, 적절한 간호간병 서비스를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기존 병동과 다를 바가 없다는 불만이 높다.

심지어 통합 병동에서도 환자 보호자나 간병인이 상주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적정 간호인력을 확충하지 못한 탓에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 입원하더라도 중증환자의 경우 보호자나 간병인이 곁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병이 필요없는 경증환자가 통합서비스 병동에 입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의 입원환자 중 1/3 정도가 사적간병을 하고 있었고, 간병이 필요없는 사람도 1/3이었다”면서도 “이 서비스는 더 많은 국민에게 지원하도록 확대해야 하고 인력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제대로 운영하는 병원도 많지만 일부 병원은 통합서비스 병동에 혼자서 거동이 가능한 입원환자만 받는 병원도 있다"며 "간호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그런 식으로 편법운영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복지부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제 조사를 해보니 간호간병병동의 입원환자 중 1/3은 사적간병을 하고 있었고, 간병이 필요없는 사람도 1/3이었다"고 말했다.

결국은 간호인력 확충 없이는 제대로 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올해 산별교섭에서 사측과 '보건의료분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마련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 확대 시행을 위한 간호인력 수급난 해결을 위한 정책제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 나영명 정책실장은 "인력부족은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악화만이 아니라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며, 의료사고를 초래하는 핵심요인이 되고 있다"며 "의료인력 확충을 더는 병원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로 치부해놓지 말고 정부가 나서서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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