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바다나 계곡으로 물놀이를 떠나는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즐거워야 할 여름철 물놀이가 예상치 못한 불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총 157명이 물놀이 중에 사망했다. 물놀이 중 발생 가능한 응급상황 및 대처법을 미리 숙지하지 않으면, 또는 적절치 못한 응급조치를 취하면 사소한 부상도 크게 만들 수도 있다. 물놀이 중 겪을 수 있는 응급상황들과 그 대처법을 홍승우 대전선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준비운동은 필수... 다리에 쥐가 날 땐 몸 둥글게 오므려 물 위에 뜨도록 해야

물놀이를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근육이 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물놀이를 하면 흔히 쥐가 난다고 말하는 경련이 올 수 있으므로 물놀이 전에 준비운동으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가벼운 체조와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면 근육경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준비운동을 했는데도 다리에 쥐가 나면 먼저 힘을 빼고 몸을 둥글게 오므려 물 위에 뜨도록 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 후 무릎을 펴고 쥐가 난 쪽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세게 젖혀 통증을 가라앉힌 뒤 구조자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구조자가 없다면 통증이 있던 부위를 마사지하며 물 위로 올라오면 된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땐 구조 도구를 사용해야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때는 긴 줄, 튜브, 막대 등 물에 뜨는 구조 도구를 사용하거나 안전 요원 등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익수자는 물에 빠진 상태에선 무엇이든지 꽉 붙잡으려고 하기 때문에 구조자를 놓지 않아 모두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익수자를 구조한 다음에는 의식과 호흡이 가능한 상태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의식이 있다면 먼저 119에 신고하고, 젖은 옷을 벗겨 마른 수건 등으로 몸을 닦아준 뒤 구급차가 올 때까지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된다.
 
의식이 없다면 구조자가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경우에는 즉시 119에 신고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을 할 수 없다면 119 지시에 따르거나 주위에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요즘은 심폐소생술을 인터넷 동영상으로도 간단하게 배울 수 있으므로 물놀이를 가기 전 심폐소생술 시행 방법을 미리 숙지한다면 사고 발생 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놀이 전 음주는 금물 … 심혈관질환자는 더욱 조심해야

물놀이 전의 음주는 사고 위험을 높이므로 자제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신체의 움직임에 대한 통제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깊은 물에 들어갔을 때 익사할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7~8월에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물놀이 익사사고 중 음주 후 물놀이로 인한 익사가 가장 많았다.

특히 심장병,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사고에 더욱 취약하다. 술을 마시고 혈관이 늘어난 채로 찬물에 들어가면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심장에 무리가 가는데, 심혈관질환자들은 영향을 더욱 크게 받아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해파리에 쏘이면 카드로 촉수 제거, 바닷물이나 식염수로 소독해야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갑자기 따가운 느낌이 들고, 쏘인 부위가 붓거나 두드러기, 통증, 가려움증, 식은땀, 구토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해파리에 쏘였을 가능성이 크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 즉시 치료받지 못하면 근육마비와 호흡곤란이 올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사망할 수도 있다.
 
해파리에 쏘이면 바로 물 밖으로 나와 우선 몸에 붙은 촉수를 제거해야 하는데, 촉수에 독이 남아있을 수 있으므로 맨손 대신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 죽은 해파리라도 맨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 촉수가 피부에 박혀 남아 있을 시에는 플라스틱 카드 등으로 제거할 수 있다. 촉수를 모두 없앤 후에는 바닷물이나 식염수로 상처 부위를 씻어내야 하는데, 수돗물은 독주머니를 터뜨려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 또한 쏘인 부위를 문지르거나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붕대로 감아 압박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낙상사고, 무리하게 환자 옮기는 대신 119로 연락해야

계곡이나 워터파크 같은 곳에서는 위에서 떨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낙상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낙상 등으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이송 과정에서 다른 부상이 생기거나 사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무리하게 환자를 옮기는 대신 119로 연락한 후 응급처치로 부목고정을 해야 한다. 출혈이 있을 때는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낮게 하고 다리를 높여주면 된다. 그러나 뇌에 이상을 보이면 머리를 높여줘야 뇌혈관의 혈압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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