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는 AI 적용 발빠른 움직임...제약협회, 'AI 신약개발 지원센터' 설립 추진

[라포르시안] 제약업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면서 인공지능(AI)을 신약 연구개발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이런 추세에 맞춰 가칭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센터’를 올 연말까지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AI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결성해 회원사들의 신약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협회는 최근 회원사를 상대로 AI 활용방안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중간 점검 결과 상당수의 제약사들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협회가 기능이 취약한 바이오의약품 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한 것도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센터 활용과 맥이 닿아 있다. 

협회는 올 상반기에 강수형 동아ST 부회장를 협회 부회장으로, 허경화 IMS코리아 수석고문을 바이오의약품 국제담당 부회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이어 브릿지바이오 최주현 박사와 아이메디신 배영우 대표이사를 전문위원으로 임명했다.

배영우 대표이사는 지식경제부 통합기술청사진 기획위원과 정보통신부, IBM 국제공동연구, 한국IBM 연구소 실장과 상무을 역임한 이분야 최고 전문가다.

이번에 설립되는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센터 설립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국내 제약업계의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속도는 걸음마 수준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케다약품공업과 시오노기제약, 후지필름 등 제약기업과 이화학연구소, 교토대가 신약개발을 위한 인공지능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3년 후 인공지능이 개발한 신약을 보급하는 것이다.

얀센은 인공지능을 적용해 임상단계 후보물질에 대한 평가와 난치성 질환 타깃 신약을 개발 중이며, 화이자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 포 드러그 디스커버리'를 이용해 면역 및 종양학 연구에 나섰다.

테바는 자사 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 중 약 2억명 상당의 데이터를 모아 부작용 사례, 추가 적응증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

신약개발 AI 스타트업인 아톰와이즈(Atomwise)사는 AI를 활용해 하루 만에 에볼라에 효과가 있는 신약후보 2개를 발견했다. 버그사도 독자 개발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이용해 14조 개에 달하는 암 관련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한 바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의 생물정보학 기업인 인실리코 메디슨은 특정 암세포를 죽이거나 노화관련 질병을 억제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 분자 구조를 생성하는 시스템으로 신약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AI를 활용해 평균 14~16년 걸리는 신약개발 기간을 3년 이하로 줄이고, 비용도 1/10에서 1/100까지 절감할 수 있는 신약개발 AI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제약사의 한 신약개발 담당 임원은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최대 1만개에 달하는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문헌탐색과 독성, 특허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런 단계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전수조사를 하게 되면 인력과 시간 낭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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