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 성빈센트병원 윤주희 교수
가톨릭대학 성빈센트병원 윤주희 교수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서 자궁경부암의 심각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의 생식기인자궁의 입구부분(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암으로 전세계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 중 두 번째로 흔하다. 

국내에선 매년 3,600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이라고 진단을 받고 있으며, 매일 2~3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2015년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여성 암 중 자궁경부암의 비율은 7% 정도로 낮은 편에 속해있다. 하지만 암이 발생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에만 30대 미만에서 자궁경부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약 2,200명이며, 지난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약 25%가 증가한 수치로 매년 발생연령이 낮아지고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심각성을 인식하여 2016년 6월부터 NIP(국가예방접종사업)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포함시켜 만 12세 여자어린이들에게 무료접종을 하고 있다. 성인여성의 경우에도 2017년부터 국가 자궁경부(암) 세포진 무료검사 대상을 만 30세에서 만 20세로 낮추어 2년에 1번씩 무료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자궁경부암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대표적인 검사방법은 무료 검진에 사용되는 세포진 검사(Pap smear)다. 자궁경부에서 탈락된 세포를 채취하여 세포를 직접 관찰하여 이상변이 등을 관찰하는 검사이다. 경제적이면서 빠르고 쉽게 검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검사방법이지만 정확도가 낮다는 문제가 있다.  2016년 Contemporary Oncolog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3,000명 이상의 여성에게 자궁경부 세포검사만 했을 때, 자궁경부암 또는 그 이전단계를 발견하는 민감도가 약 60%로 낮게 나타났다.

가장 정확하게 자궁경부암을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은 질 확대경(Colposcopy)검사로, 자궁경부 이상 병변을 관찰하면서 의심이 되는 부분의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자궁경부의 모양을 고가의 확대경을 통해 면밀히 살펴보면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랜 숙련기간과 환자 1명에 소요되는 검사시간이 오래 걸리고 보험수가가 낮아서 대학 병원을 중심으로한 차상급 진료기관 외의  일반 의원을 포함하는 1차 진료기관에서는 보편화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세포검사의 낮은 정확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는 텔레써비코(telecervicogram, 원격자궁경부확대촬영검사)가 가장 효과적인 검사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텔레써비코는 질 확대경검사의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검사방법으로, 자궁경부의 형태를 특수 촬영장비를 통해 최대 50배까지 확대하여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촬영된 영상은 미국 위스콘신 의과대학에서 국제판독면허를 받은 대학병원 부교수급 이상의 부인종양전문의에 의해 원격으로 판독된다. 검사서비스는 의료법인 엔티엘의료재단에서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판독자인 의과대학 교수들에게 영상이 전달되기 때문에 최대 24시간 이내에 환자의 자궁경부 이상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al Science'지에 가톨릭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환자 1547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에서 텔레써비코는 암진단 정확도가 약 90.2%로 나타나 세포진 검사보다 월등하게 높은 암진단률을 보여주었다. 또한 2013년 'Oncology Report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과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의 환자 261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에서 텔레써비코 단독으로 시행 시 94.3%, 세포검사와 병용 시 98.1%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처럼 효과적인 자궁경부암 검사 방법이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되고 대중화되면서 갈수록 자궁경부암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의 수는 줄어드는 추세이다. 다만 우리나라 20~30대 여성에서의 자궁경부암 환자의 급증 현실을 살필 때 텔레써비코와 같은 진단정확도가 높은 검사법으로 조기검진과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정부에서 제공하는 무료 암검진,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더불어 텔레써비코와 같은 정확한 검사법을 포함하는 선별검사를 최소 1년에 1회 이상 정기검진받고, 건전한 성생활, 충분한 영양공급과 규칙적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른다면 자궁경부암은 충분히 예방가능하고 조기 검진을 통해 초기에 적정치료를 받아 완치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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