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실시하지 않아..."7~8월 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라갈 것"

[라포르시안]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올해 상반기에 리베이트 의심 제약사를 가려내는 ‘무기명 투표’를 실시하지 않아 그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무기명 투표’는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영업을 근절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5년 2월 열린 제약협회 정기총회에서 ‘회원사 중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의심되는 제약사 3곳을 무기명으로 투표’ 하자는 내용을 담은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채택됐다.

이후 협회는 매년 상반기, 하반기 등 두 번씩 나눠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다. 그런데 올해는 상반기에 무기명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이 때문에 리베이트 의심 제약사를 가려내는 무기명 투표가 무기한 연기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앞서부터 무기명 투표를 놓고 그 실효성 논란이 적지 않았다. 무기명 투표를 통해 리베이트 의심 제약사가 나와도 협회 차원에서 비공개로 구두 경고를 하는 것 외에 제재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무기명 투표를 시작할 때부터 방식을 놓고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며 “제약사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상황에서 자칫 무차별 폭로전으로 이어지거나 경쟁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이 제도 자체가 탁상공론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협회 측은 무기명 투표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협회는 무기명 투표가 비록 강제성과 구속력은 없지만 업계 스스로가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자정 노력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지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행명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 “‘아닌 땐 굴뚝에 연기날리 없다’는 말이 있다. 다 그런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선진국형 제약업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올해 2월 정기총회에서 무기명 투표와 관련해서는 안건이 올라가지 않았다”며 “아직까지는 일정이 잡히지 않았지만, 7~8월 열리는 이사회에서는 공식 안건(무기명 투표)으로 올라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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