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안과 윤영희 교수팀...수술 후 조금씩 시력 회복 단계

윤영희 교수가 인공망막 이식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윤영희 교수가 인공망막 이식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라포르시안] 서울아산병원은 29일 국내 처음으로 인공망막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안과 윤영희 교수팀은 지난달 26일 망막색소변성 환자 이모(여)씨에게 인공망막 기기 '아르구스2'의 내부기기를 다섯 시간에 걸쳐 이식했다. 

이어 수술 2주 후인 지난 12일 외부기기와 내부기기의 전자신호를 연결하는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함으로써 국내 첫 인공망막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수술에 사용한 '아르구스2'는 안구와 안구 내부 망막 위에 시각 정보 수신기와 백금칩을 이식하고 안경에 부착된 외부 카메라와 특수 휴대용 컴퓨터기기와 연동시켜 시각중추에 신호를 전달하는 인공망막이다. 현재까지 미국, 유럽, 중동 등의 망막색소변성 환자 230여 명에게 시행됐다.

인공망막 이식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 성공함에 따라 망막색소변성으로 실명의 위기에 이른 국내 환자 약 1만여 명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게 됐다. 국내에서는 개그맨 이동우씨가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게 알려진 바 있다.

이번에 수술받은 환자는 전에는 강한 빛의 존재 정도만 희미하게 구분할 수 있는 상태였지만, 수술 후 한 달 가량 지난 지금은 시력표의 가장 위에 있는 큰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상태라고 병원측은 전했다.

이 환자는 앞으로 20회에 걸친 재활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던 사물이나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공간이 어떤 시각패턴으로 뇌에 인식되는지 훈련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본적인 일상생활과 독립 보행이 가능케 하는 것이 시각 재활 치료의 목적이다. 

윤영희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은 약물치료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현재까지 허가를 받은 치료 방법으로는 인공망막 이식 수술이 유일하다"면서 "이번에 인공망막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국내뿐만 아니라 주변 여러 나라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진행한 망막색소변성 환자들은 시력을 완전히 잃은 후에는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 수술의 성공으로 망막색소변성 환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갖고 치료가능성을 찾아 병원을 방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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