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연구진이 뇌의 비신경세포(별세포) 유전자가 언어 학습 능력에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별세포는 뇌와 척수에 존재하는 비신경세포(Glia)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별 모양의 세포로 신경세포의 이온농도 조절, 노폐물 제거, 식세포작용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창준 박사팀과 이화여대 류인균-김지은 교수팀의 공동연구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정신의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분자 정신의학' 6월 27일 온라인판에 실렸다. 

70% 이상이 물로 구성된 뇌 속에서 수분 순환 통로로 쓰이는 별세포가 뇌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라는 것은 그동안 알려졌지만 수분 순환과 노폐물 조절 역할 이외의 다른 역할에 대해서는 규명된 바가 없었다.

쿠아포린4 유전자 발현 억제에 의한 별세포 부피조절 억제
쿠아포린4 유전자 발현 억제에 의한 별세포 부피조절 억제

연구팀은 동물에서 사람, 사람에서 동물로의 비교분석 연구방식을 새롭게 시도해 별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아쿠아포린4'의 학습과 언어 기능에서의 역할을 규명했다. 

아쿠아포린4는 사람의 18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유전자이며, 뇌에서 별세포에 선택적으로 발현해 세포막에서 물의 이동을 담당하는 막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단백질에서 물의 이동으로 노폐물 제거, 세포내외의 삼투압 조절 등이 이뤄진다.

연구진은 아쿠아포린4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 쥐에서는 별세포 부피조절작용이 억제돼 해마 부위 크기가 증가하지 않고, 공간 기억력도 손상되었다는 것을 확인, 아쿠아포린4가 뇌 크기 변화를 조절하고 뇌기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규명했다.

이러한 동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쿠아포린4 유전자 발현이 적은 사람들의 뇌를 조사 분석한 결과 유전자 발현이 높은 사람들에 비해 말하기 능력과 관련된 뇌 부위의 뇌크기가 다르고, 이러한 뇌 크기 변화는 언어 학습능력 및 언어 유창성과도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창준 박사는 "이번 실험은 그동안 중요시 되지 않았던 뇌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가 고등인지 기능인 언어학습에 관여하는 것을 최초로 찾았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 교신 연구자인 류인균 석좌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별세포의 아쿠아포린4 유전자와 다양한 기억과 관련된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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