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투명성·경영효율성 강화" ↔ "오너 일가 세습 수단에 불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국내 주요 제약사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국내 주요 제약사들.

[라포르시안] 국내 제약기업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녹십자가 지난 2001년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헬스케어와 제약 부문을 분리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을 계기로 대웅제약, JW중외제약, 한미약품, 동아제약, 종근당, 일동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의 지주사 전환이 잇따랐다.

올해 들어서는 제일약품이 제일파마홀딩스를 출범시키면서 본격적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1959년 창립 이후 58년 만이다.

여기에 SK케미칼, 신풍제약 등도 지주회사 전환에 가세했다. 

SK케미칼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SK케미칼 홀딩스(가칭)와 SK케미칼 사업회사(가칭)로 조직을 분할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

이사회의 승인에 따라 SK케미칼은 오는 10월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12월 1일자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SK케미칼 홀딩스는 자회사 관리와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하고, SK케미칼 사업회사는 기존의 화학사업과 제약사업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지주회사인 '송암사'를 설립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26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관련해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 바 있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시각이 교차한다.

우선 투자와 사업기능을 분리해 기업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있다.  

규제 위주의 국내 제약산업 정책 아래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지주사가 투자와 해외진출 등을 담당하는 대신 자회사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연구개발, 제조, 판매에만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주회사 전환이 오너 일가의 지배권 강화와 경영권 세습 수단에 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오너의 지분율이 낮은 제약사는 적대적 M&A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세습에 울타리를 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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