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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건강보험 정보 활용한 민간보험 진료비심사 추진 멈춰야”‘자동차보험 차세대 심사시스템 구축 사업’ 위법성 논란 제기...심평원노조 "관련법 따른 정당한 업무"

[라포르시안] 민간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심사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건강보험의 개인질병정보를 활용하는 건 공보험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평원은 2013년 7월부터 교통사고로 인한 불필요한 입원 등 부당·과잉진료와 의료기관과 보험회사 간 진료비 분쟁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민간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심사를 위탁 운영해왔다.

이와 관련 국민건강보험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심평원의)자동차보험심사는 시행 전부터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의 커다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국민이 낸 연간 4000억원의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공적 기관이 민간의료보험사의 진료비심사를 대행하는 데 따른 개인질병정보의 불법 활용 및 유출, 건강보험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공적 기관인 심평원이 건강보험이 축적한 개인질병정보 자료를 활용해 민간보험사 상품을 심사하는 데 활용하는 일은 전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드문 일이다.

건강보험노조는 "이는 공공의 이익과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보험사기는 선량한 가입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당연히 근절되어야 하지만, 그것은 민간보험사들이 자체적인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심평원으로 하여금 민간 자동차보험사를 위해 자동차보험 진료비심사를 수행토록 한 것은 국민의 공익보다는 재벌기업의 사익을 우선시한 것으로 지난 정부의 크나큰 정책오류였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심평원은 지난해부터 자동차보험 심사시스템 전면 개편을 추진하면서 건강보험 자료 연계를 통한 기왕증 심사를 강화하는 동시에 자동차보험 비급여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자동차보험 차세대 심사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해 왔다.

건강보험 질병정보를 활용해 자동차보험 환자의 기왕증 등을 확인해 보험 적용 범위와 대상을 판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건강보험노조는 "심평원의 자동차보험 차세대 심사시스템 구축 사업은 건강보험 질병정보 등을 활용해 자동차보험 환자의 '기왕증, 자격점검 등 연계 심사 강화'로 명시하고 있다. 민간 자동차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건강보험, 의료급여, 보훈 등의 진료정보' 등 건강보험 데이터를 마음대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이 사업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심평원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의 적용 대상이며,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를 위해 수집된 진료정보를 국민의 동의 없이 기왕증 등 자동차보험 심사에 활용하는 건 국민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노조는 "이런 우려가 제기되자 심평원은 지난 5월 자동차보험 차세대 심사시스템 구축 사업 추진을 보류했지만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을 통해 건강보험의 개인질병정보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심평원은 자동사보험 환자들을 건강보험환자로 내몰아 자동차보험사들이 지불해야 할 보험금을 건강보험재정 부담으로 전가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 2004년부터 민간 재벌보험사들의 로비에 의한 공단의 개인질병정보 공유 입법 시도 등과 무단히 싸워왔는데 작금의 현실은 심평원이란 통로를 통해 개인질병정보가 마구잡이로 활용되고 있다"며 "심평원이 수행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심사 관련 법령이 올바른 것인지, 그리고 심평원이 자동차보험심사를 위해 공적 목적으로 보유한 개인진료 정보 등을 얼마나 광범위하고 위법하게 사용했는지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국회 국정감사 의뢰와 감사원 감사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보공단노조는 지난 13일에도 성명을 내고 "심평원은 건보공단에서 지급하는 매년 4000억원에 이르는 건강보험재정으로 구축된 인프라(사옥, 컴퓨터 등 사무용집기)로 민간 자동차보험사들의 이익을 위한 최첨병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심평원, 국민이 낸 건보료로 지은 사옥서 민간보험사 위해 일해”>

심평원 노조도 반박성명을 내고 맞섰다.

심평원 노조는 지난 15일자 성명을 통해 "건보공단 노조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며 오히려 심평원이 자동차보험 심사를 통해 국민건강과 공적보험에 기여하고 있다"며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는 국민건강보험법 제63조제1항제5호 규정에 따라 심평원이 관장하는 업무 범위이고,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및 관계부처 합동 자동차보험 개선대책 마련으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을 개정함에 따라 심사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심평원 노조는 "자동차보험 심사업무 수행에 필요한 제반비용(인건비, 사업비, 사무실임차료, 사무용품 등)은 위탁계약에 따라 위탁자인 보험회사·공제조합으로부터 받고 있으며, 건강보험 재정과는 전혀 무관한 특별회계로 관리하고 있다"며 "기왕증 심사는 자동차보험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심사 참고자료를 활용해 판단하며, 기왕증 심사를 위해 건강보험의 개인질병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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