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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위한 ‘소방병원’ 하나 없는 나라...문재인 정부서 설립될까외상· 화상 등 치료 전문병원 설립 요구 계속 물거품...문 대통령, 소방관 의료제도 마련 공약
지난 6월 7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소방관의 낡은 근무복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라포르시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일자리 추경을 위한 현장 방문으로 서울 용산소방서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용산소방서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라가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지키는 그 역할을 최일선에서 해 주시는 분들이 소방관들"이라며 "화재를 비롯한 재난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들에게 소방관들이야말로 바로 국가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국가다. 이런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임무에 임해 주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소방관의 처우 개선과 인력 확충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적어도 법적 기준에 부족한 1만 9천명, 최소 그 이상의 소방 인력 확충하겠다는 것은 제가 다시 한번 이 자리에서 약속을 드린다"며 "당장 금년부터 실행하기 위해서 추경안을 제출을 했는데, 소방관 1천 5백명 증원 계획을 포함시켰다. 금년부터 즉각 실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방청 독립 문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소방청 독립 부분도 이미 정부조직 개편 방안 속에 설계를 해뒀다. 육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재난에 대해서는 현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소방청이 맡도록 했다"며 "또한 헬기부터 차량, 개개인 지급 장비에 이르기까지 충분하게 자기 자신의 안전을 보호하면서 더 많은 사람 구조할 수 있는 장비 확충에 정부가 모든 노력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방관이 순직하는 숫자보다 자살하는 숫자가 더 많다. 소방관이 진화 작업 하며 겪게 되는 여러 참혹한 상황이 두고두고 트라우마로 남아서 정신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소방 내에 그런 심리치유센터를 설립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충분히 예산 뒷받침 해드리겠다”고 했다.

공무 중 다쳐도 본인부담으로 일반병원서 치료받는 소방관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부터 소방관 처우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 때도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과 국가직 전환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소방관 인력 확충, 국가공무원직 전환, 소방관 의료제도 마련 등을 공약했다.

특히 작년 10월 태풍 ‘차바’로 인한 인명구조 활동 중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故 강기봉 소방교의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소방공무원들이 처한 열악한 업무환경을 인식하고, 처우 개선의 절실함을 잊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용산소방서 방문도 그 연장 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이 언급한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한 약속에서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이 있다. 바로 '소방병원' 설립에 관한 언급이 빠졌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는 군인을 위한 국군병원과 경찰공무원을 위한 경찰병원, 그리고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병원 등이 설립.운영 중이다. 하지만 소방공무원을 위한 소방병원은 부재한 상태다.

소방병원이 필요 없어서가 아니다. 소방 재정을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다보니 소방병원 설립을 위한 예산 확보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소방병원 설립 요구가 있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화재진압 중 화상 등의 부상을 입은 소방공무원은 경찰병원이나 소방전문치료센터로 지정된 민간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부터 소방전문병원 설립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 2002년에는 소방전문병원 설립을 위한 '소방병원추진위원회'가 정식으로 출범했지만 별다른 결실없이 해산했다.

지난 2011년 7월에는 당시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이 소방전문병원을 설치할 수 있는 법적근거 마련을 위한 '소방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지난 19대 국회 때도 소방공무원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소방병원의 설치에 관한 법적근거를 담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발의됐다. 이 법률안에는 소방방재청장 소속으로 소방병원을 설치하고, ▲소방공무원 등의 진료 ▲소방공무원의 특수근무환경에 따른 건강유해인자 분석 및 질병연구 ▲소방공무원의 특수건강진단 등을 전담토록 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도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계류되다가 결국 폐기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무수행 중 화상 피해를 입은 소방공무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병원이나 소방전문치료센터로 지정된 민간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19대 국회 때 안전행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한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경찰병원 이용자는 일반인이 40.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전의경 24.2%, 경찰관 22.3%, 퇴직경찰 10.6% 순이었고, 소방관은 2.0%에 불과했다.

이 기간 동안 공무 수행 중 다친 공상소방공무원 1,723명의 병원별 치료현황을 보면 일반병원 이용률이 93.9%(1,618명)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소방전문 치료센터 3.7%(64명), 경찰병원 1.8%(31명)였다.

소방공무원의 경찰병원 이용률이 낮은 건 경찰공무원을 위한 병원이다보니 실제로 진료를 받기까지 대기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큰 부상이 아닐 경우 일반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진료비를 본인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전문치료센터로 민간병원을 지정했지만 이것 역시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방방재청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전국에 지정된 소방전문치료센터는 모두 35곳으로, 이 중 일부 병원은 진료비 감면 등의 혜택이 전혀 없어 소방관들이 거의 찾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전국 35개 소방전문치료센터 중 3곳은 소방관 방문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소방전문치료센터로 지정된 병원이 전문했다.

화재 진압을 마치고 구석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소방관. 사진 제공: 부산경찰청

2014년 '소방병원 건립 기초조사 연구보고서' 주목

다행히 문재인 정부에서 소방청이 독립하고 관련 예산이 확충되면 소방병원 설립도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소방병원은 어떤 규모로 설립하고,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 할까. 

지난 2014년 연세대 보건대학원이 국민안전처의 의뢰로 '소방전문병원 건립 검토를 위한 기초조사 연구'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의 질병 특성과 선행 연구를 고려할 때 화상치료 기능이 강화되고 소방관련 직무 현장에서 발생한 외상 환자의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위한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 근골격계질환센터, PTSD센터, 건강증진센터의 설치가 필요하다.

각 센터의 기능을 통합·연계하고 국립병원으로서 지속적인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 소방공무원의 입사부터 퇴사, 그리고 사망까지의 생애 전주기에 따른 체계적 건강관리를 위한 연구 및 정책개발 기능을 수행할 소방건강연구소의 설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총 사업비 960억원을 투입해 300병상 규모의 소방전문병원 설립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소방전문병원의 건립은 소방공무원의 업무 특수성을 감안한 화상 및 외상 치료, 근골격계 질환, 스트레스 관련 정신질환, 재활치료와 특수건강진단 기관의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사업"이라며 "뿐만 아니라 소방전문병원의 의료이용 자료와 건강진단 자료를 활용해 각종 업무 관련성이 의심되는 질환 등에 대한 예방대책 수립 및 추적연구를 통한 공상 확대 기반 마련을 위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소방관의 질병 치료 목적만을 위해서 소방병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소방병원 운영을 통해 수집된 의료이용 자료를 바탕으로 소방관에게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의 예방대책을 세우고 적절한 의료이용 체계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공무원의 역할을 감안할 때 적극적인 의료이용으로 소방관이 빠르게 신체적 손상을 회복하고 업무에 복귀하는 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현실적으로 소방공무원이 근무 중 화상, 외상 등 신체적 손상을 받았을 경우에도 만족할만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소방전문병원이 건립되어야 하는 것은 소방공무원이 근무 중 입은 손상 치료와 재활치료를 전문적으로 행하는 의료서비스 제공 기능과 업무복귀를 촉진해 공공적·사회적 비용을 줄여주는 기능을 수행하고, 적절한 외상 및 화상 진료체계의 확립, 119 구조대를 통한 응급의료체계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할 모델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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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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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융합 2017-06-19 09:54:07

    지방소방은 경찰통합! 자치경찰제 구상중이라는데...시민에게 두둘겨 맞는거 감소될듯. 사건사고현장은 경찰.소방업무 유사..구조.구급 유료화. 국민건강보험금 지불 , 장비.인력 고도화. 품질개선.   삭제

    • 123 2017-06-11 13:32:36

      소방병원 만들면 의료진수준은 민간보다 떨어지고
      재원만 많이 소진되겠죠
      입영기간중 국군병원에서 치료받아도 중증장애면
      국군병원에서 치료받는 친구들 있나요?
      각지역별 거점병원과 계약체결해서 경찰, 군인, 소방공무원 전담인력이 딸린 응급실같은거 운용하도록 하는게재원조달면이나 의료질이나 더 나을겁니다
      정말 소방공무원을 생각하면 구조하다 치명상을 입었을때 더 나은 조건에서 양질의 치료를 받게 해줘야할거 아닙니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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